1997년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가 9일 생애 첫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선우중호(鮮宇仲晧) 명지대 총장이 축사를 했고, 황 전 비서가 한국에 온 뒤 6년 동안 가깝게 지낸 정치·경제·학술·언론계 인사들과 평양상고 동문들이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김정일과 같은 흉악한 독재자를 제거하기 전에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뒤, 황 전 비서의 망명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행한 여러 가지 일 중에서 가장 보람 있고,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중의 하나”라면서 망명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내 ‘황 전 비서의 한국행’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장 주석이 응답하지 않아 주한 중국대사를 비밀리에 청와대로 불러 재차 장 주석의 결단을 촉구했으며, 라모스 당시 필리핀 대통령에게 특사를 보내 황 전 비서가 한국에 오기 전 머물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된 황 전 비서의 저서는 ‘인간중심철학 3부작’(세계관, 사회역사관, 인생관)과 ‘인간중심철학의 몇 가지 문제’ 등 두 권. 2001년과 2000년에 각각 같은 제목으로 출판된 저서의 개정·증보판으로, 기존 내용에 변증법 등 철학부분과 인간중심의 민주주의론 부분이 보강됐다.
황 전 비서는 망명 이후 ‘개인의 생명보다 귀중한 민족의 생명’ ‘세계민주화와 인류의 마지막 전쟁’ ‘나는 역사의 진리를 보았다’ ‘북한의 진실과 허위’ ‘개혁과 개방’ ‘두 얼굴의 조국’ ‘세계민주화와 인류의 마지막 전쟁’ 등을 출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