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었나요.”

지난 98년 경북 안동시 정상동 택지개발지구 내 고성 이씨 이응태(1556~1586)의 무덤 속에서 발견된 이씨의 부인 ‘원이 엄마’의 애절한 편지글을 담은 비(碑)가 정하동 녹지공원에 세워졌다.

원이 엄마는 남편의 병환이 중해지자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줄기로 신발을 삼는 등 갖은 정성을 다해 쾌유를 빌었으나, 남편이 끝내 어린 아들과 유복자(遺腹子)를 남기고 30세에 세상을 떠나자 안타까운 마음과 사모하는 심정을 편지에 담아 관속에 넣어두었다. 이 편지는 400여년이 흐른 후 택지개발을 위해 이장(移葬)하던 중 발견돼 ‘조선시대판 사랑과 영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설치된 비는 큰 돌 2개에 편지 내용을 새겨 이응태와 부인 원이 엄마를 나타내고, 작은 돌 2개를 옆에 배치해 어린 아들과 유복자를 상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