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장에서 감독과 기자들 사이에 최고 인기를 누리는 FIFA 직원은 안드레아스 베르츠(38·스위스)씨다. FIFA 미디어담당관인 그의 역할은 경기 직후 감독들을 상대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 폭넓은 경기 이해력을 바탕으로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던져 인기가 높다. 그가 ‘대표 인터뷰’를 진행한 뒤엔 기자들의 추가질문이 거의 없을 정도다.
베르츠씨가 기자회견에서 F조를 ‘죽음의 조’로 공식 언급한 뒤 외신들도 F조를 죽음의 조라고 묘사하기 시작했으며 한국―미국전이 끝난 뒤엔 ‘공돌리기 작전’과 관련, 박성화 감독을 상대로 평가를 요구해 한동안 감독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베르츠씨는 “공돌리기는 명백히 잘못된 일로 2005 네덜란드 대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별리그전 마지막 경기는 동시에 열리도록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베르츠씨는 “박성화 감독은 보기 드문 젠틀맨”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PK를 두 개나 선언 당하면 다른 감독들은 레프리를 외치며 난리가 났을 텐데 박 감독이 침착한 얼굴로 순순히 판정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의 주간 ‘스포르트(SPORT)’지에서 10여년간 축구담당 기자로 일하다가 99년 FIFA에 채용됐다. 유럽은 물론이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멕시코 등 남미를 돌며 특파원 생활을 했기 때문에 세계축구의 흐름도 훤히 꿰뚫고 있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과의 교분도 당시에 쌓았다고 한다.
지난해 한·일월드컵 때에는 한국에 한 달 가량 머물며 미디어 담당관으로서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서 벌어지는 경기들을 관장했다. 그때 이태원에서 양복 세 벌을 맞췄다고 자랑했다. 그는 "아내는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나를 중증 축구병 환자라고 부른다"면서 "퇴근하면 아내 덕분에 잠시나마 축구에서 벗어날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