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흔히 ‘최강의 수사기관’으로 불린다. 정·관계 부패 수사를 통해 내각을 몇 번씩이나 붕괴시킨 전력이 있는 기관인 만큼, 도쿄지검 특수부장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항상 관심의 초점이 된다.
지난 주말 일본 신문들에 취임 프로필 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린 이우치 겐사쿠(井內顯策·54) 신임 도쿄지검 특수부장도 예외가 아니다. 가네마루 신(金丸信) 전 자민당 부총재 탈세사건, 제네콘 의혹사건, 구 대장성(현 재무성) 오직(汚職)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의 주임검사를 맡았던 이우치는 ‘권력에 맞서온’ 도쿄지검 특수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또 한 명의 ‘칼잡이’다. 그의 취임 소식이 전해지자 벌써부터 도로공단의 방만한 경영을 둘러싼 정·관계 비리에 메스가 가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검사는 포식한 돼지가 아닌 배고픈 늑대가 돼야 한다.” “검사는 투박하고 우직하게 사건에 맞서야 한다. 스마트한 것은 요구하지 않는다.” 그의 취임 일성부터가 심상치 않다.
이우치 부장은 당초 변호사를 지망했으나, 사법연수생 시절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던 록히드 사건을 지켜본 뒤 검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순간 급탕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다혈질이지만 뒤끝은 없는 스타일. 다만 지나치게 강한 성격 때문에 가끔 무리를 할 때도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는 도쿄지검 특수부 부부장 시절인 지난 2001년 모리(森喜朗) 내각 출범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5인방’ 중 한 명인 무라카미 마사쿠니(村上正邦) 전 노동상을 조사하면서 “거짓말이면 국회에 가서 배를 가르겠다고 말하지 말고, 그렇다면 여기서 갈라봐라. 계속 부인하면 평생 (검찰에서) 나갈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대해 무라카미 전 노동상은 작년 9월 공판에서 “조사 과정에서 인격을 무시하는 언사를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 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