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여의도 거리를 걷고 있는데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찹쌀 붕어’라고 쓰인 드럼통 뒤에서 붕어빵을 굽고 계셨습니다. 처음에는 ‘찹쌀 붕어가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에 다가갔습니다. 한데 드럼통 옆에 신문지 크기만한 종이에 쓴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답니다.
할머니께 “누가 쓴 거예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얼굴에 자랑스런 미소를 가득 띠셨습니다. 할머니는 “중학교 1학년 내 외손녀예요. 아기 때 데리고 키웠는데, 다른 손주들보다 나를 더 따라요”라며 말문을 여시더군요. 그러고는 할머니의 손녀 자랑이 이어졌습니다. “손녀가 이 시를 써서 학교에서 장려상을 받았대요. 붕어빵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시 잘 썼다고 해요. 나는 잘 모르겠는데. 호호호….”
‘할머니 할머니 우리 할머니/붕어빵 장사하는 우리 할머니/붕어 한 마리 자식 사랑/붕어 두 마리 손주 사랑… 붕어빵 속에는 팥 듬뿍 정성 듬뿍/할머니의 사랑도 둠뿍듬뿍….’
제목은 ‘할머니의 붕어빵’이었습니다. 할머니와 손녀가 붕어빵을 들고 있는 모습도 그려져 있었죠. 갑자기 요즘 아이들이 생각났습니다. 할아버지는 빌딩이 몇 채 있고, 아빠는 매일 골프 친다고 거짓말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손녀는 할머니를 생각하며 시를 짓고 발표까지 했습니다. 까만 모자를 눌러쓰고 까칠한 손으로 붕어빵 장사를 하는 할머니가 너무도 사랑스러웠기 때문일 겁니다. 할머니가 자부심과 행복으로 구워낸 그때 그 찹쌀 붕어빵은 너무도 달콤했습니다.
(서지혜·메트로팀 여성위원 sergilove00@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