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려면 경찰을 조심하라!”
여의도 정치권과 내년 총선 입지자들 사이에 ‘경찰 비상령’이 내렸다.
경찰청이 내년 4월 치러질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사범을 단속하는 경찰에 ‘1계급 특진’을 내걸면서 9만여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 선거사범 단속 경쟁의 불이 붙었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지난달 일선 경찰서에 내려보낸 ‘선거사범 단속강화’ 지침을 통해 “선거사범을 적발할 경우 최고 경감까지 1계급 특진시키겠다”는 포상을 내걸면서부터다. 이제까지 경찰 내에서 경감특진은 간첩검거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또 유권자가 후보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신고하면 신고액의 100배 안에서 최고 5000만원까지 보상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포상방침 이후 일선 경찰서에는 관내 음식점과 행사장 등을 돌며 후보자가 금품을 뿌리며 사전선거운동을 하는지 여부를 찾아내느라 바쁘다.
선거사범 단속도 급격히 늘어났다. 10·30 재·보선의 경우, 경찰에 적발된 선거사범은 206건 275명으로 4월 재·보선에 비해 선거구당 적발 건수가 2배 정도 늘었다. 17대 총선과 관련, 적발된 선거사범도 현재 150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경찰을 통한 선거사범 특진 아이디어는 “이번 총선에서 ‘돈선거’ ‘불법선거’를 철저히 단속해 선거혁명을 이루자”는 여권 내의 공감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해 정책으로 채택됐다는 말도 있다.
한나라당 등 야당측은 그러나 이에 대해 “결국 야당후보의 팔다리를 관권을 동원해 묶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한 한나라당 의원은 “현장에서는 경찰이 야당 출마자들만 집중 감시하고, 열린우리당 쪽은 신고해도 가지 않는다”면서, “만약 경찰의 선거사범 단속이 ‘야당 때려잡기’로 활용된다면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특진발표 이후 경찰청은 10·30 재·보선 때 상대후보를 인터넷에서 비난한 노모씨를 검거한 전북 남원경찰서 장준호 순경을 경장으로 1계급 특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