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인상이 삼국시대 풍만한 미인에서 고려시대 우아한 미인으로, 그리고 조선시대에는 요염한 미인으로 변천해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3일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이 ‘한국인의 신체관’이란 주제로 연 학술대회에서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홍선표 교수는 ‘한국 미인화의 신체 이미지’란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발표문에서 홍 교수는 “고대에는 여성에게 풍요나 다산, 생식력이 강조돼 달의 신처럼 퉁퉁한 여성이 미인이었으나, 고려시대로 넘어오면서 궁중문화가 발달하면서 궁녀 등의 품위 있어 보이는 신체미로 미의 기준이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또 “조선시대부터는 기생들이 중심이 되면서 정감적이고 살 냄새 풍기는, 남성 정욕의 대상이 되는 여성이 미인이 된다”며 “특히 조선 후기 유흥·향락의 주체가 사대부에서 중인으로 넘어오면서 이런 경향이 노골화돼 지그시 옆을 보는 시선이 등장하는 등 일종의 교태로 옮겨간다”고 말했다. 그는 “미인화를 그리는 화가 계층의 변화와 당대의 시대적 조류가 이러한 미인화의 변화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특히 “고전적 미인상은 방년(芳年), 청아(靑娥), 묘령(妙齡)인16~18세 나이의 성적 생식능력이 생기기 시작하는 ‘소녀’를 ‘진미인(眞美人)’으로가장 아름답게 여겼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선녀·궁녀·기녀 등이 묘사돼 있는 고분 벽화나 불화, 조선시대 풍속화 등을 대상으로 삼아 이 같은 전통적 미인 이미지의 특징과 변화상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적 아름다움은 각 시대와 조건에 따라 번식 혹은 정욕 등 남성적 욕망에 의해 생산된 픽션(Fiction)이었다”며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는 본능이지만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타자화된 시선에 의해 억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