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가로수에 오색 전구를 달아 불을 밝히는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에는 건물에도 멋을 내기 위해 경관 조명을 도입하는 곳이 늘면서 서울의 밤이 더욱 화려해졌다. 특히 올 연말까지는 한강에 있는 다리 6곳에 새로 경관조명 설치가 마무리된다. 이에 따라 한강에는 14개의 교량이 다양한 야경을 연출하며,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 전망이다. 올림픽대로·강변북로를 달리거나, 한강 둔치나 유람선에서 겨울 한강을 따사롭게 꾸며주는 조명을 감상해보자.

새로 설치되는 다리

서울시는 설계공모를 통해 올해 모두 6개 교량에 경관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초 확장 개통된 광진교에는 설치가 끝났다. 또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은 아니지만, 광진교와 함께 개통된 강변북로 천호대교북단~구리시 토평동 구간의 아차산 대교(2.5㎞)에도 최근 야간 경관조명이 설치됐다. 그동안 강남 쪽에서 보면 시커먼 형체만 눈에 들어왔지만, 조명을 받는 교량과 함께 한강을 따라 진행하는 차량들의 불빛이 더욱 돋보인다.

경관조명은 교량의 주변 여건이나 구조, 형태에 맞춰 개성을 살린다. 반포대교는 위쪽 반포대교 부분에는 10m 간격으로 하향 조명을 설치해 부드럽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또 아래쪽 잠수교의 측면에는 광섬유 라인 조명으로 다양한 색상을 연출하게 된다. 잠실대교는 인접한 올림픽대교의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고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교각이 Y자 모양인데다, 수중보에 생겨나는 높이 5m의 폭포수를 돋보이도록 만들었다. 수중보의 경우 수면에 다양한 빛과 그래픽을 투사해 물과 빛의 신비로움을 연출한다.

이와 함께 한강 중심부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는 한강대교는 LED(발광 다이오드)를 이용해 아치에서는 푸른색 색상이 움직이면서 물의 흐름을, 교각부에서는 물보라의 이미지를 연출하게 된다. 지하철이 지나가는 당산철교는 초록빛을 주요 색상으로 꾸며 한강의 생명력과 빠르고 안전한 철교를 상징하게 된다. 이미 조명이 설치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선유도와 연결되는 양화대교는 교각에는 안정감, 상판에는 리듬감과 생동감을 주는 방식으로 꾸며진다.

최근 경관조명이 설치된 광진교의 야경. 기도하는 어머니의 따뜻한 손과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기존에 설치된 다리=한강의 교량은 기능만 중시하다보니 볼품없는 다리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야간 경관조명이 설치되면서 낮보다 밤에 더 매력을 갖는 명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성수대교가 지난 1997년 가장 먼저 일부 구간에 경관조명이 설치됐다. 그러나 최근 보수공사가 진행되면서 조명도 새로 단장하고 있다. 또 올림픽대교가 2000년을 앞두고 '새천년 맞이' 사업의 일환으로 포함됐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아 집중적으로 설치되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8개 교량에 불빛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V자 모양 교각의 역동성을 살린 원효대교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연결되는 방화대교는 한강수면을 활주로로, 트러스를 비행기 몸체로 표현한 작품이다. 지난해 북미조명협회 해외경관조명부문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가양대교도 작년에 서울시 건축상 금상을 받았다. 서울시는 내년에는 천호대교와 영동대교에도 경관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