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보관실에 근무하는 김교천(金敎天·40)씨는 지난 2월18일 대구지하철 중앙로역에서 큰 일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김씨의 참사 현장 사진촬영은 100일 동안 계속됐다.
대책본부가 꾸려진 시민회관에 아침 8시에 나와 새벽 2~3시에 집으로 가는 것이 김씨의 일과였다. 자신의 본분이 사진촬영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이를 기록으로 남겨둬야 되겠다는 의무감 때문에 저녁이면 끝날 촬영이 자정을 넘긴 것. 마지막으로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이 열린 6월28일 이 작업은 비로소 끝났다.
참사 현장과 시민회관을 오가며 담은 사진은 1만3000여 커트. 24커트 필름으로 따지면 500롤이 넘는 엄청난 양이었다.
『시민회관에서 희생자들 유족과 부상자 유족들과 부대끼면서 참 많이도 찍었습니다. 또 자원봉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도 남겨뒀죠.』
유가족들과 부대끼다 보니 그들과는 매우 친한 사이가 됐다. 한번은 수지침 자원봉사자들이 참사현장인 중앙로역을 방문했을 때 나이가 든 한 사람이 갑작스런 황달 증세로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김씨가 앰뷸런스를 부른 덕택에 위험을 넘기기도 했다.
김씨가 촬영한 사진은 언론매체나 기관·단체에서 요청이 오면 제공되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김씨가 현장을 계속 지킨 덕분이다.
김씨는 『참사의 현장을 보여주는 것도 나중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계기가 되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삶 자체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촬영된 사진중 150여점을 추려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生(생)과 死(사)」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