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기술 전문가인 우한석사장은 지난 2월 서울의 어느 거리에서 운전하다 신호등에 걸려 차를 세우고 인도쪽을 보다가 한 풍경을 보았다. 너무나 예쁘게 생긴 여학생 3명이 걸어가면서 캔에 들어있는 청량음료를 마시고 있던 것.

여학생들은 음료수를 마시려고 고개를 뒤로 젖히느라 대화를 중단하고, 가로수에 부딪힐까봐 조바심을 내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빨대로 마시면 좋을텐데…’

이런 생각을 한 우사장은 대전으로 내려오는 차안에서 부리나케 빨대가 들어있는 알루미늄캔에 대한 스케치를 했다. 한 손으로 운전을 하면서 차안에서 간단하게 기본 스케치를 한 다음 우씨는 각종 자료를 찾아내서 빨대가 내장된 알루미늄 캔을 발명하고 스트로우 캔(Straw Can)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다행히 유사한 특허는 출원되지 않았다.

대덕밸리의 벤처기업인 우씨젯 대표인 우씨는 원래 알루미늄 엔진 제작엔 일가견을 가진 터라, 알루미늄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간단한 아이디어만 가지고 나온 것은 아니다.

“이게 사실은 로켓과 같아요. 음료수 속에 숨어있던 빨대가 부력에 의해 올라오는 이치를 잘 이해해야 하죠.”

알루미늄 캔을 잘 뜯어보면 빨대를 설치하는데 필요한 조건은 모두 갖춰졌다. 보통 캔은 손잡이를 잡아 올리면 구멍이 열리는 구조이다. 그런데 손잡이를 캔에 고정시키기 위해 리벳을 설치하는데 우사장은 이 리벳에 작은 부품을 하나 더 달았다. 활처럼 휜 이 부품은 빨대를 붙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가 캔을 딴 다음 손잡이를 돌리면 빨대를 잡아주던 부품이 같이 돌면서 숨어있던 빨대가 구멍을 통해서 바깥으로 솟아나오게 된다.

물론 예전처럼 박력있게 고개를 젖히고 꿀꺽꿀꺽 마시려면 손잡이를 돌리지 않으면 된다.

우사장은 이같은 아이디어에다가 최소한의 공정만 추가시켜 빨대를 캔 속에 숨겨주도록 하는 대량생산 공정도 확립함으로써, 아이디어는 발명으로 빛을 보게 됐다.

빨대가 숨어있는 캔은 상업화가 착착 진행되는 중이다. 세계 87개국에 특허를 출원한 우씨는 “한해 전 세계에서 팔리는 알루미늄 캔은 무려 5000억개나 되는데 이중 일부분에 대해서 캔 당 0.23센트(약4.5원)의 기술료만 받아도 상당하다”고 큰 기대를 나타냈다.

우씨는 세계적인 청량음료회사를 상대로 스트로우 캔의 기술을 이전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청량음료의 특성상 용기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기 때문에 기술이전이 성사되면 대박이 예상되기도 한다. 얼마전엔 우사장을 대신해서 기술이전작업을 대신해줄 동반자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