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을 맡았을 당시의 박인호씨. '독도는 우리땅'의 원작자인 그가 이번에는 우리 사회의 대립을 풍자하는 '대한민국 싸우지마'라는 노래를 내놨다.

‘여당 야당 천년만년 서로 싸우고/ 좌익 우익 해방 때부터 아직까지 싸운다/ 노사파업 죽자사자 밤새고 싸우고/ 잡초약초민초골초 뒤엉켜 싸운다.’ (노래 ‘대한민국 싸우지마’ 중에서)

극한에 이른 한국 사회의 대립을 풍자하는 노래가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개그맨 출신의 가수 서희가 부르는 이 노래는 ‘독도는 우리땅’을 만든 박인호 (본명 박문영·49)씨가 작사·작곡했다.

박씨는 지난 2000년 미국에 건너가 댈러스에서 살고 있다. 그는 국제전화를 통한 인터뷰에서 “가사 만드는 데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며 “한국 신문 1면 톱 제목을 죽 연결하니까 한 편의 가사가 나오더라”고 말했다. 노래는 ‘오천년의 찬란한 역사 제발제발 더럽히지 마 제발제발 싸우지들 마’라고 호소하며 끝맺는다. 박씨는 “(한국은) 싸우다가 망할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여기 미국서도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람들이 한국 사회의 갈등을 알고는 있으면서도,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사람들을 깨우쳐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여당과 야당, 시위대와 전경, 학생과 교사 등 모든 분야가 ‘전면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사회 현실에 절망감마저 느꼈다면서 “자꾸만 한국이, 사람들이 걱정하는 쪽으로만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독도는 우리땅’,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등 주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곡을 써냈다. 박씨는 “10년에 한 번씩 히트곡을 내는 셈”이라며 웃었다.

그는 1977년 TBC에 라디오 PD로 입사했다가 1980년 언론통폐합으로 KBS로 옮겼다. 그 후 ‘밤을 잊은 그대에게’, ‘안녕하세요, 황인용 강부자입니다’ 등을 연출했고 SBS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IMF관리체제에 들어갔을 때 SBS에서 ‘짤린’ 뒤 경영학을 공부하겠다고 결심, 이민비자를 받아 미국에 건너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과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리고 있다.

박씨는 PD 시절 인연을 맺은 가수 서희씨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다 “국민들에게 우리 얘기 좀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이들은 “뉴스를 보고 있으면 울화통이 터지는 게 우리들뿐이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가수 서씨는 “판을 내기 전에 반응이나 살피자는 심정으로 11월 초쯤 곡을 인터넷에 띄웠는데, 이렇게 인기가 있다니 어리둥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