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가로수는 대부분이 플라타너스다. 여름에는 무성한 잎으로 햇볕을 가려주고, 가을이 되면 낙엽으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주는 고마운 나무다.
사람들은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밟으며, 또 그 낙엽들을 치우는 환경미화원의 모습을 보며 가을을 음미하고 겨울을 맞이한다. 어쩌면 삭막하기만 한 테헤란로에서 우리가 인간임을 확인하게 해주는 건 이 감성적인 가로수들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구청에서는 그런 감성에 취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에 많은 양의 낙엽을 치워낼 지가 가을의 고민인 것 같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낙엽을 빨아들이는 기계가 개발돼 환경미화원 60명 분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낙엽이 바람에 날리면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치우는 것이 중요하다면 아예 처음부터 낙엽이 없는 가로수를 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앞으로 잎 색깔은 봄·여름·가을·겨울을 표현하면서, 낙엽은 떨어지지 않는 전자 가로수가 개발될 지도 모르는 일이란 생각마저 든다.
(박영경 28·회사원·경기 평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