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 20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 5명에 전체 FA(자유계약선수)시장 규모는 200억원 이상.

2003년 프로야구 FA시장은 사상 유래없는 ‘메가톤급’이다. 마해영·정수근·이상목에 이어 올해 FA 투수 중 최고 거물인 기아 진필중과 현대 2루수 박종호가 26일 각각 LG와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물론 두 선수 모두 총액이 20억원을 넘었다.

진필중은 4년간 3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10억원에 4년 연봉 16억원·플러스 옵션 4억원(마이너스 옵션도 같은 액수) 규모다. 총액으로는 전날 6년간 40억6000만원에 두산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정수근에 뒤진다. 하지만 매년 받을 평균 액수로 계산하면 기아 마해영(4년·28억원) 등을 제치고 단연 1위다. 투수 부문만 따져도 전날 한화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상목(4년·22억)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진필중은 1999년 한 시즌 최다 세이브포인트(52개)를 기록하며 2000년까지 2연속 구원왕을 차지했으며, 올해까지 6년 연속 20세이브포인트 이상을 거둔 특급 소방수다. LG엔 올 시즌 구원 2위 이상훈이 버티고 있어 선발이나 마무리 중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미지수다. 박종호는 26일 삼성과 총액22억원(계약금 9억원·연봉 2억2500만원·플러스 옵션 4억원·마이너스 옵션 1억원)에 사인했다.

물론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잠재적 빅딜'의 주인공은
바로 삼성 이승엽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 중이지만 만약 국내 잔류를 결정하면 총액 규모가 8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FA시장이 이처럼 활활 타오른 것은 신청 선수 가운데 대어급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값 액수도 예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폭등했다. 작년까지 총액 20억원을 넘겼던 FA 선수는 2002년 LG에서 삼성으로 옮긴 양준혁(4년·27억2000만원)이 유일했으나 올해는 5명이나 된다. 한국시리즈 9차례 우승 관록의 해태를 인수한 이후 첫 우승을 노리는 기아와 ‘구두쇠’ 이미지를 떨쳐버리고자 하는 롯데가 거금을 쏟아부었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SK가 그동안 FA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의 결실로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것도 ‘몸값 경쟁’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