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임을 가져온 그루지야 사태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석유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위한 주도권 다툼이 배경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카스피해 유전에서 흑해를 잇는 송유관이 지나가는 그루지야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서, ‘벨벳 혁명’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모스크바 르네상스 캐피털 컨설팅사는 “미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러시아가 카프카스 지역에 다시 복귀하는 것을 막고, 카스피해 원유가 러시아 영토를 거치지 않고 자유롭게 판매되도록 하려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러시아는 어떻게든 러시아 쪽으로 소유관이 통과하도록 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영국 BP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현재 36억달러의 사업비를 투입, 러시아를 배제시킨 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를 경유해 터키의 지중해 항구 케이한으로 이어지는 총 연장 1760㎞ 규모의 세계 최장 송유관 건설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유관은 오는 2005년 완공 예정이며, 하루 100만배럴의 처리능력을 갖고 있다.
(모스크바=정병선 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