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최근 발표한 내년도 도예산안에서 공통예산(인건비 등 지역 공통현안에 대한 예산)을 제외한 2조9586억원의 예산 중 9908억원을 경기 북부지역에 배정했다. 이는 올해 북부지역 예산 1조1878억원(추경 제외)에 비해 금액은 줄었지만, 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9.7%에서 33.5%로 늘어난 수치다.
김경성(金慶星) 도 예산담당관은 “예산 운용에 있어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부지역에 대해 보다 많은 배려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도의 계획이 예정대로 실현될 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신행정수도특별법·국가균형발전특별법·지방분권특별법 등 3대 특별법이라는 거대한 산(山)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법안이 국회를 그대로 통과할 경우 낙후지역은 빈사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예산안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북부지역 경제에 대한 최소한의 응급처치”라고 말했다.
◆북부예산 어디에 쓰이나=우선 도로와 광역철도 등 SOC분야에 모두 3736억원이 투자된다. 신내~퇴계원간 광역도로와 장암~자금간 우회도로, 경원·경의·중앙선의 광역전철 등이 주요 사업내용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동두천 및 포천 양문산업단지 공업용수 개발비로 38억원을 지원한다. 고양국제전시장과 관광문화단지 조성 등 지역경제와 농축산 분야 육성에도 1348억원이 투입된다. 이 밖에 도립노인전문병원 건립에 86억원, 5개 보건의료기관 신축과 시설개선 사업에 1298억원 등이 배정됐다.
◆고사 위기의 경기북부=최근 들어 경기북부지역의 공장은 조금씩 늘고 있다. 이는 파주·동두천 등에 소규모 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제조업체들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도로교통망이 확충되면서 입지여건이 개선되고, 남부지역에 비해 지가(地價)가 싸 중소업체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또 파주엔는 대규모 LCD공장이 들어서 지역경제발전의 견인차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비롯해, 수도권 집중현상을 막기 위한 정부의 3대 특별법이 끝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이규웅(李圭雄) 경제농정국장은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수도권, 특히 경기북부지역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며 “지방보다 재정상태가 열악한 지역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균형발전법에서 밝힌 수도권 접경·오지·도서 등 낙후지역에 대한 지원과 관련, 이 국장은 “산업 인프라를 구성하기 위해선 일부 지역에 한정된 지원은 한계가 있다”며 “낙후지역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비수도권 이분법이 문제"=도는 최근 도의회에 '경기도 도세 감면조례 개정조례(안)'을 냈다. 조례안은 도내(道內) 준공업지역의 도시형 공장 신·증설을 위해 부동산을 살 경우, 취득세와 등록세를 50% 감면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금전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진대 디지털경제학과 배규환(裵圭漢) 교수는 “한정된 재원을 낙후지역에 지원한다고 해도 효과는 미지수”라며 “과감한 규제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군사보호시설과 상수도 보호구역 등에 대한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정책입안 때 무조건 수도권·비(非)수도권으로 나누는 관행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