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을 치른 수험생 학부모다. 아이는 고교 3년 동안 수능에 대한 중압감으로 하루도 편히 잔 적이 없다. 시험이 끝나면 모든 게 정상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더욱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수능을 마치고 집에 들어서는 아이의 축 처진 어깨, 점수를 확인하면서 잃어가는 자신감. 특히 언어영역에서 충격받은 것 같았다. 2학기 접어들어 불안해 하는 아이를 위해 몇 군데 수시원서를 넣었다. 그 중에는 하향 지원한 곳도 있었다. 아이가 축 처진 목소리로 하향 지원했던 곳에 면접을 보러 가겠다고 했다. 순간 철렁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그렇게 하자며 다독거렸다. 면접을 본 아이는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그런데 뒤늦게 교육과정평가원의 복수정답 인정이라니. 아이는 그 2점으로 대학이 바뀌어 버렸다고, 또 면접을 보러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정시원서도 넣지 못한다. 교육과정도 바뀐다는데, 재수하겠다는 아이를 어떡해야 할 지 정말 난감하다. 출구 없는 방에 갇힌 기분이다.
(정선화·45·주부·서울 도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