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시비가 일었던 올해 대입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17번 문항은 정답을 2개 인정하는 것으로 어제 교육부와 교육평가원이 최종 결론을 내렸다. 67만명 수험생의 일생을 좌우할 국가 시험의 공신력이 땅에 떨어진 것이다. 지난 6일 시험 직후 터져나온 문제가 어떻게 2주일을 넘기고 수능 점수 발표를 불과 8일 앞둔 어제야 최종 결론에 이르렀는지 의문이다.
교육평가원과 교육부 등 당국은 학생과 학부모의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주도적으로 문제를 풀기보다 여론에 떠밀려가는 줏대없는 모습을 보여 불신을 가중시켰다. 수십만명이 관련된 입시 문항의 오류 여부가 시험 며칠 뒤 제기됐지만, 당국은 처음부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나왔을 뿐 왜 문제가 안 되는 건지 뒷받침할 소명 자료는 내놓지조차 않았다. 결국 학생과 학부모 등 이해 당사자들이 집단민원하듯 들고 일어나고 언론이 이를 집중보도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자문위원을 소집한다,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한다고 부산을 떨었으니, 어떻게 이런 교육 당국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평가원은 어제 이번 수능 시험 중 정답에 이의가 제기된 다른 문항들에 대해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초에 정답을 썼던 수험생은 역으로 불이익을 받게 됐다고 반발하고 있고, 다른 문항의 정답 시비도 완전히 씻었다고 볼 수 없는 만큼, 평가원은 전문가 누구에게 어떤 자문을 얻었는지 모두 투명하게 밝혀야한다.
올해 수능 시험 관리는 출제위원 자격이 없는 학원 강사 출신을 위촉했는가 하면 입시 학원가에서 지목한 문제가 출제되고 전 수능출제위원장이 ‘수능 비결’을 공개하는 책을 쓰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입 수능 시험 10년에 해마다 난이도 조절 실패니 정답 시비니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대학 입학 국가 시험 하나 관리할 능력이 없는가. 이럴 테면 대학입시 관리를 차라리 대학에 내놓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게 무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