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젊은 부부들 사이에 각자의 지출을 각자가 부담하는 이른바 ‘AA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6일 부부간 경비 지출과 재산권을 둘러싼 분쟁을 막기 위해 대도시 중심으로 이같은 자발적인 재산관리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AA제’는 통상 2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나는 부부가 똑같이 돈을 갹출해 공금을 조성한 뒤 주택 임대료와 수도세·전기세·식비 등을 공금에서 지출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손님을 초대하고 물건을 구입하고 택시를 탈 때 이를 필요로 한 사람이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남편이 자신의 친구를 초대해 접대할 경우엔 접대 준비는 부부가 같이 하더라도 비용은 남편이 전액 부담하는 식이다. 다만 주택비와 투자 등 비교적 액수가 큰 지출은 부부가 절반씩 부담한다. ‘AA제’를 엄격히 시행하는 부부는 부인이 상점에서 남편의 옷을 살 때도 반드시 영수증을 챙겨 남편에게 비용을 청구한다. 이같은 현상은 시장경제 확산에 따라 일반 가정에도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최근엔 부부가 주식투자를 할 때도 투자 손실을 두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등 분쟁이 발생하자 아예 자신의 예금으로 자신이 알아서 투자를 하는 ‘개별 투자’가 유행하고 있다. 이 경우 각자 어떤 주식에 투자했는지는 상대방에게 알릴 의무가 없으며 투자 결과에 대해서도 당사자가 자신의 재정능력으로 책임만 지면 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선진 도시들에서는 조사대상의 21.1%가 부부간 ‘AA제’ 시행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왕이(網易)의 또다른 조사에 따르면 젊은 부부 중 13.6%가 이 제도 시행에 찬성했으며 30.3%는 ‘AA제’를 고집하지는 않지만 부부가 지출을 똑같이 분담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A제’ 시행 부부들은 대부분 구두로 지출 분담을 약속하기 때문에 실제 재산권 분쟁이 생길 경우 해결이 쉽지 않다. 남편과 ‘AA제’를 시행해온 광저우의 자오(趙·여)모씨는 남편이 자신의 명의와 통장으로 주식 투자를 한 것을 발견,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법원은 “(AA제에 대한) 서면 합의가 없기 때문에 쌍방의 재산은 역시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북경= 여시동특파원 sdy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