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에너지관 전시관 입구에 직경 130㎝짜리 반원형 알루미늄 접시판이 놓였다. 접시판이 정확히 직각으로 태양을 향하도록 조정을 한 다음 접시판 가운데 있는 집열판 위에 신문지를 올려 놓았다. 한 10초가 지났을까 신문지는 어느새 불이 붙어서 시커먼 재로 변했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이번에는 물냄비를 올려놓자 밥 뜸들일 만한 시간이 지나서 냄비에서 수증기가 올라왔다. 이 태양열 조리기는 1.5ℓ의 물을 10분만에 끓일 수 있는 성능을 가졌다. 전기도, 성냥도, 땔깜도 필요없이 오직 햇빛이 나는 곳에서는 성능을 발휘한다.
이날 에너지환경보전회(회장 임상훈박사)는 과기부의 기술용역사업으로 에너지연구원과 모인에너지가 공동개발한 이 조리기를 구입,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비정부기구(NGO)인 FOI(Field Operation International)에 3대를 전달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임상훈박사는 “아프리카의 한국인 봉사자들이 전기도 없는 오지에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전기없이 쓸 수 있는 조리기를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박사는 “3년전엔 스위스의 한 단체가 북한에 태양열 주방기기를 110가구에 설치해줬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우리 기술로 만든 것도 북한에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FOI를 대표해서 태양열 조리기를 받으러 온 김태현 태영기공사장은 “전기없는 곳에서 목숨걸고 봉사하는 한국인들에게 아주 유용한 물건”이라고 기뻐했다.
김사장은 이어 에너지기술연구원의 강용혁박사와 함께 태양을 이용한 다양한 장치의 이용및 개발가능성을 논의하면서 큰 기대를 나타냈다. 강박사는 “전기없이도 물을 길어주는 태양열 펌프도 개발이 가능하며,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 주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질을 개선하는 장치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FOI는 이 조리기를 아프리카를 비롯해서 북한등에 대량으로 보내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이를 위해 김사장은 에너지연구원 및 모인에너지 등과 공동으로 양산방안과 새로운 기능을 가진 장치 개발에 협력할 뜻을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