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 의원은 17일, 최도술(崔導術)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대선 이후 기업들로부터 900억원을 받아 이영로(李永魯·부산상고 노무현 대통령의 선배)씨를 통해 관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강금실(康錦實)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를 통해 “검찰이 최씨의 부인 C씨를 지난 8월 초에 조사했으며, C씨는 최도술씨가 대선 이후에 S그룹으로부터 300억원, 통일교 관련 그룹에서 300억원 등 900억원을 수수했다고 진술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이에 C씨에 대한 조사 사실을 부인하다가 “8월 초가 아니라, 10월에 (최도술씨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가 나온 후 조사를 했다”고 밝혔으나, C씨의 ‘900억원 모금’ 진술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안대희(安大熙) 대검 중수부장도 이날 “지난달 최씨가 구속된 뒤 최씨의 부인을 두 차례 이상 대검청사로 불러 최씨가 SK에서 받은 11억원의 사용처를 조사했다”며 “8월에는 조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안 부장은 수백억원 추가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얘기다. 자료가 있으면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S그룹으로 추정되는 기업들도 “전혀 아는 바 없다”고 주장했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일명 통일교)은 반론보도문을 통해 “본 연합은 정치와 관계없을 뿐더러 특히 정권과의 관계는 초연한 입장에서 순수하게 기업을 경영해 왔다”며 “통일그룹의 그 어떤 회사도 최도술에게 돈이나 정치자금을 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통일교측은 “금전수수가 사실이라면 이성헌 의원은 당연히 통일교 관련 그룹의 누구가 언제 어떻게 얼마를 전달했는지를 정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비리 특검법을 거부할 경우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할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국회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넘긴 특검법안을 거부한다면 대통령이 그 자리를 그만두든지, 국회가 문을 닫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는 “특검거부는 헌법정신과 국민여론을 무시한 발상”이라며 “이는 특검에 찬성한 의원의 소신을 바꾸는 작업을 하겠다는 것으로 정치공작을 의미한다”고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