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이 날은 온국민 전체가 옷깃을 여미고 정중한 마음으로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 국가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아주 중요하고 가장 뜻깊은 날이다. 하지만 올해로 64주년을 맞이하는 ‘순국선열의 날’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거 우리 조국이 일제의 강점으로 국권을 침탈당하고, 민족이 도탄에서 헤맬 때 수많은 선열들께서는 자진하여 국내외 광범위한 지역에서 다각적인 방략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 1895년에 창의한 ‘의병투쟁’을 효시로 ‘3·1운동’ ‘임정의 활동’ ‘의열투쟁’ ‘무장투쟁’ ‘문화투쟁’ ‘외교투쟁’ 등의 항일 독립운동이 1945년 8월 14일까지 장장 50년간 전개되었다.
독립운동 과정에서 전사·형사·옥사·절사·피살·옥병사한 독립유공자를 ‘순국선열’로 추대하며, 그 수가 30여만명에 이르고 있으나 현재까지 정부로부터 서훈된 ‘순국선열’은 2300분에 불과하다. 자료 발굴의 한계성으로 무명의 ‘순국선열’이 더욱 많은 실정이다. 기록에 의하면 서훈(敍勳)된 ‘순국선열’ 중 피살이 1096위(位), 전사 514위, 옥사 288위, 형사 243위, 순절 103위, 옥병사 83위로 일제의 잔학성과 무도함을 증명하고 있다.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의 결의로 11월 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하여 기념행사를 해오다가 광복 후 미 군정과 6·25전란 등으로 소홀하였던 것을 광복회와 순국선열유족회를 비롯한 애국 단체가 주관하여 민·관 합동으로 그 맥을 이어온 것이 ‘순국선열의 날’의 제정 경위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당당한 독립국가를 이뤄 역사를 계승·발전시키고, 민족문화를 아름답게 꽃피워 나아가게 된 것은 ‘순국선열’의 피가 거름이 되고, 활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 모두는 가슴 깊이 아로새겨야 한다. 그럼에도 ‘순국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가는 데 누구보다도 앞장서야 할 지도층, 그 중에서도 정치계가 검은 돈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어 안타깝다.
바라건대 정치적 흥정으로 마무리될까 기우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진솔한 사과로 심기일전하기 바란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 새로 나기를 기원한다.
(권중찬·69·광복회 문화부장·서울 강동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