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재, 나카고시 노리코

MBC가 일본 방송사가 손잡고 만드는 한·일합작 드라마 ‘별의 소리’가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MBC와 후지TV 제작진이 내년 1월 방영을 목표로 지난 5일부터 찍기 시작했다. 120분 분량의 소품이지만, 두 방송사가 제작에 꽤 공을 들이고 있다.

제작진은 연말까지 서울·지리산·동강·울진·도쿄·나가노·태국 파타야 등을 종횡무진 오가며 록커를 꿈꾸는 한국 청년과 죽은 애인의 기억을 가슴에 품고 사는 일본 처녀의 사랑 이야기를 완성할 계획이다. 스물세 살 조현재와 스물네 살 나카고시 노리코(中越典子)가 서로를 바라보며 섬세하게 가슴 설레는 연인들을 연기한다.

한·일합작 드라마는 이번이 세 번째다. 모두 MBC가 만들었다. MBC는 지난해 2월 일본 TBS와 공동 제작한 ‘프렌즈’를 내보냈고, 지난해 11월에는 후지 TV와 함께 만든 ‘소나기, 비 갠 오후’를 방영했다. ‘프렌즈’는 원빈과 후카다 교코가, ‘소나기, 비 갠 오후’는 지진희와 요네쿠라 료코가 주연했다. ‘별의 소리’도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의 연애담이다. 한·일합작 드라마 세 편이 모두 같은 구도로 가는데 대해 MBC 제작진은 “솔직히 그 반대 구도로 가는 것보다 ‘위험 부담’이 아주 적다”고 설명했다.

‘위험 부담’이란 말을 풀이하자면 ‘양국 시청자와 네티즌의 반발’쯤 되겠다. 복잡하게 뒤얽힌 과거사를 떠올려보면, 한국 여자와 일본 남자의 연애담 구도로 갈 경우 특히 한국 시청자들이 분노할 가능성이 있다. 문화적 차이도 한몫한다.

얼굴에 붉은 칠을 한 채 차도를 메우는 ‘붉은 악마’와 파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질서정연하게 경기장을 출입하는 ‘울트라니폰’ 응원단을 비교해보면, 제작진이 왜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로 가는 게 쉽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별의 소리’ 여주인공인 나카고시 노리코는 지난 99년 잡지 모델로 데뷔해 NHK 아침 드라마 등에 출연한 탤런트로, ‘요조숙녀’ 이미지가 강한 전형적인 일본 미인이다.

한일합작 드라마들이 한일 양국과 동남아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긴 했지만,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일정과 규모와 형식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MBC가 지나치게 앞서 나간다”는 비판도 있다.

박종 MBC 드라마국장은 “우리 대중문화는 일본·중국·동남아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킬 만큼 역량이 탄탄해졌기 때문에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앞두고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 점점 더 다양한 형식과 구도의 한일합작 드라마를 만들어 양국 문화 교류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