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반세계화 운동가들이 프랑스에 모인다.
1500개의 시민단체, 노조, 종교단체들이 12~13일 파리를 비롯해 생드니·보빈·이브리쉬르센 등 인근 지역에서 ‘유럽 사회 포럼’을 개최, 250개의 세미나를 열고 파리에서 시위도 벌인다. 유럽 안팎의 60개 국가 대표들이 모이는 이번 포럼에는 최소한 4만~6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탈리아 피렌체에 이어 올해로 제2회째를 맞은 ‘유럽 사회 포럼’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반대하면서, ‘또 다른 유럽은 가능하다’는 구호를 내건다. ‘유럽 사회 포럼’의 참가자들은 반세계화가 아니라 기존의 세계화와는 다른 세계화를 추구하는 ‘대체(代替) 세계화주의자’(Aletrmondialiste)라고 자처하고, 프랑스 언론도 그렇게 표기한다.
‘유럽 사회 포럼’ 주최측은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와 정의에 찬성하는 유럽’ ‘세계화 시대의 건강 권리’ 등의 주제별로 토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에서 좌파 진영의 ‘국민 영웅’으로 꼽히는 농민 운동가 조제 보베가 참가한 가운데 폐막일인 15일 파리의 레퓌블릭 광장에서 ‘전쟁이 없는 세계 속에서 유럽의 권리’를 주제로 한 시위를 벌이면서 폐막 축제를 즐길 계획이다.
‘유럽 사회 포럼’ 주최측은 정당에 참가 자격을 부여하지 않지만, 정치인들이 개인적 자격으로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좌우파 정당들은 내년 봄 지역 의회와 유럽 의회 선거를 앞두고, 대체 세계화 운동 지지자들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유럽 사회 포럼’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극좌파 정당 ‘혁명적 공산주의자 동맹’을 비롯해 공산당과 녹색당은 당 대표를 공식 토론회에 참가시킨다. 심지어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세계화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국제 과세 제도를 검토할 연구팀의 구성을 지시했다.
(파리=박해현 특파원 hh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