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노동자 집회에서 2년 8개월 만에 화염병이 다시 등장했다.

9일 오후 6시20분쯤 서울시청 앞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노동자 5만여명(경찰추산 3만5000여명)은 집회 허가가 나지 않은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하려다 경찰과 충돌해 화염병 300여개와 돌을 던지고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 40여명과 시위대 50여명을 포함, 모두 100여명이 부상했다.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화염병 사태와 관련, “현장에서 검거된 화염병 투척자 5명과 채증자료 판독을 통해 관련자들을 철저히 추적해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2003 전국노동자대회’가 9일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노동자.학생 5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경찰청은 서울 도심을 점거한 대중 시위에서 화염병이 등장한 것은 2001년 3월 종묘공원에서 열린 공기업 매각 반대 집회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찰은 93개 중대 1만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했고, 도심 교통은 종일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민노총은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손해배상 및 가압류제도 개선 비정규직 차별 철폐 이라크 파병·국민연금 개악 등 반개혁정책의 중단을 요구했다.

9일 민노총 집회가 끝나고 광화문으로 행진하려던 노조원들을 막는 경찰과의 무력 충돌에서 화염병이 등장했다.

민노총은 정부가 오는 12일까지 손배소·가압류 철회와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철폐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19일과 26일 총파업에 들어가며, 또 15일 범국민대회, 19일 농민대회, 12월 3일 민중대회에도 연계해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단병호 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파업을 차단하려는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가압류신청, 그리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로 노동자들의 기본적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