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매스니

50년 전통의 ‘JVC 재즈 페스티벌’이 한국을 찾아온다. 1954년 미국 뉴포트에서 시작, 20년 전부터 일본기업 JVC가 후원해 온 이 재즈 축제는 그간 미국과 유럽에서만 열려왔으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일본 재즈팬들이 이 소식을 접하고 무척 투덜거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재즈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뮤지션들은 거의 모두 이 축제를 거쳐간 세계적 무대다.

12월 12일과 13일 이틀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올해 페스티벌에는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 래리 칼튼, 리 리트너가 등장한다. 각각 단독무대를 열어도 수많은 팬들이 객석을 메우는 이들 연주자가 동시에 한국을 찾는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한국의 독보적인 재즈가수 나윤선, 일본 재즈밴드 T스퀘어 출신의 색소폰 주자 혼다 마사토도 이 무대에 선다.

팻 메스니는 작년 LG아트센터 4회 공연이 조기매진돼 횟수를 늘릴 만큼 국내 인기가 높은 인물.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블랙진, 흰 운동화로 상징되는 그가 기타를 가슴에 메고 마치 한 편의 대형 그림을 완성하듯 연주를 잇는 모습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다.

한 가지 서운한 점은 그의 오랜 친구이자 팻 메스니 그룹의 피아니스트인 라일 메이즈가 오지 않는다는 것. 대신 그는 베이시스트 크리스천 맥브라이드,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와 함께 온다.

최근 블루스 앨범 ‘사파이어 블루’를 낸 직후 인터뷰에서 래리 칼튼은 “12월에 한국 무대에 다른 유명 기타리스트와 설 계획”이라고 말했었다. 그는 약속을 지켰고, ‘다른 기타리스트’는 리 리트너였다.

블루스와 재즈를 오가며 박력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는 칼튼과, 록과 재즈, 클래식을 오가는 기타 거장 리트너는 13일 한 무대에 선다. 두 사람 모두 채 열 살이 되기 전에 기타를 잡아 수십 년간 최고의 세션맨 자리를 내놓지 않는 별들이다.

한국 가수 나윤선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더 이름난 보컬리스트. 신들린 듯한 스캣(의미 없는 단어들로 노래부르는 것)과 안정된 고음이 돋보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재즈 싱어다.

이번 페스티벌은 컨템퍼러리 재즈의 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초심자도 너무 난해하거나 졸릴까봐 걱정할 필요 없다. 다들 스피드와 감각이 넘치는 뮤지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