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을 점령한 미군이 독일군 포로를 잔학하게 대해 1만명이 숨졌다는 내용이 4일 독일공영 ZDF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

유명한 TV 역사가 귀도 크노프의 진행으로 황금시간대에 방영된 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미군이 강제수용소 생존자들의 처참한 몰골을 보고 독일군에 대해 극심한 증오심을 가진 나머지 이들에게 전쟁포로 처우에 관한 제네바 협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구타와 굶기기 등 잔혹행위를 일삼았다고 보도했다.

프로그램은 또 미국 내에 억류돼 있던 독일군 포로들이 좋은 음식을 공급받고 들이나 공장에서 급료를 받고 일했던 것과는 반대로 라인란트에 산재한 수십개 포로수용소에 수용된 독일군 포로들은 급식량이 너무 적어 자기 오줌을 마실 정도였다고 한 수용소 출신 인사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ZDF는 “미군은 독일군 포로의 숫자에 완전히 압도됐으며 제네바 협약에 따라 이들에게 보급을 해 줄 수가 없었다”면서 “훗날 미국 대통령이 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은 모든 독일군 전쟁포로를 민간인 신분으로 격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독일 민간인들이 연명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전쟁포로들 역시 굶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었다고 ZDF는 지적했다.

또한 미군 병사들이 나치 수용소 해방 장면을 찍은 뉴스 필름을 보면서 “너무도 경악한 나머지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독일인을 전쟁 범죄자로 간주했다”고 이 프로그램은 분석했다. ZDF는 “미군은 나치 출신 저항세력에 겁을 먹고 제복 비슷한 것을 입은 사람만 보면 닥치는 대로 잡아들였다.

이에 따라 10대는 물론 10살도 안 된 어린이들마저 수용소에 억류돼 전범 취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독일군 포로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줄에서 이탈하면 총을 난사했으며 “일을 보는 독일군”을 누가 죽일 수 있는지 내기를 하기도 했다고 이 프로그램은 전했다.

당시 촬영된 프랑스의 뉴스 필름과 신문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점령군도 미군 포로수용소의 참상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권위있는 공영 방송으로 통하는 ZDF의 이 같은 보도는 독일 내 반미 감정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와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함부르크=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