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대화는 편안했다. 지난해 6월 ‘독신’에서 ‘기혼’으로 신분이 바뀐 덕일까, 아니면 다음주 월요일에 정확히 만 7개월이 된다는 아들 이안이가 선물한 안정감 때문일까. 그동안의 싱글 이미지에 중독됐던 여성팬들에겐 낯설지도 모르지만, 가수 김현철은 ‘앞치마를 두른 아빠’로 연착륙에 성공한 듯 보였다. 시청자들은 오늘(5일)부터 케이블·위성 푸드채널의 ‘김현철의 베베 쿡’(수요일 낮 12시30분)에서 이 ‘요리하는 가수’를 만날 수 있다.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달라고 부탁하자, 단숨에 “이유식 만드는 아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김현철과 이유식.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이 단어의 조합은 이렇게 탄생했다.
가을 프로그램 개편을 준비하던 방송사는 그에게 “독신자를 위한 요리 프로그램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이미 이안이가 주는 달콤함에 푹 젖어있던 김현철이 “유부남이 무슨 독신자 요리프로냐, 아빠가 만드는 이유식이라면 생각해보겠다”고 수정 제안했던 것. 지난주에 있었던 첫회 녹화에서 그는 “쌀죽에 바나나 조각을 갈아넣은 ‘바나나 쌀죽 이유식’을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이후 ‘새내기 아빠’의 즉석 이유식 강의가 시작됐다. 생후 4~6개월의 이유식 초기와 6~8개월의 중기 등 이유식 4단계 구분법으로 시작한 그의 달변은 자연스레 만드는 법으로 전개됐다. “방송에 나올 제가 만든 이유식은 3단계 검증을 거친 요립니다. 우선 녹화 전에 요리사 선생님이 보내준 레서피(조리법)를 가지고 집에서 제가 한 번 만들고, 그 다음에 선생님이 직접 저희집에 출장을 오셔서 2단계로 다시 만들어봐요. 그리고 녹화 때는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친 후 3단계 이유식이 만들어집니다.”
결혼 후 그가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은 ‘키즈 팝(Kid’s Pop)’이다. 역시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아이들이 들을 만한 음악을 만들겠다는 꿈”이다.
“동요는 외면받고, 정통 클래식은 1분 안에 잠자는 아이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어린이들이 자발적으로 따라부를 수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것. 구체적인 그림이 떠오르지 않아 물음표를 던지자, 김광진·백동우가 함께 불렀던 ‘마법의 성’을 끄집어 냈다. 내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목표로 CD도 제작하고, 관련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란다.
‘춘천가는 기차’ ‘그대안의 블루’ ‘끝난 건가요’ 등 8집까지 계속됐던 주옥 같은 노래들의 후속편이 궁금해졌다. “요즘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다시 피아노 앞에 앉고 싶다는 욕망이 커져갑니다. 9집은 내년 후반 목표로 차근차근 추진 중이에요.”
그의 눈동자에 다시 가수의 영혼이 광채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