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과 한나라당간 대선자금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한나라당 서열 2위 홍사덕(洪思德) 총무는 ‘분권형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를 거론하며 개헌론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정치권이 빅뱅(대폭발)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빅딜’을 제의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지만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3일 ‘개헌론’에 제동을 걸고 나서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에 온도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 총무는 이날 상임운영위에서 “책임총리제와 분권형 대통령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강조했던 공약”이라며 다시 개헌론을 들고 나왔다. 홍 총무는 지난달 23일 관훈클럽 토론회 이후 계속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이날은 이해구·남경필 의원도 홍 총무의 의견에 동조하고 나섰다.
최 대표는 의원들의 ‘개헌론’ 주장이 잇따라 나오자 면전(面前)에서 제동을 걸었다. “중요한 화두를 제기했다고 본다”면서도 “집권 세력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성급한 개헌 논의는 초점을 흐릴 수 있다. 현재로서는 개헌문제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홍 총무는 회의 말미에 다시 “대통령이 공을 차면 모든 선수가 따라 뛰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분권형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 등으로 논의의 폭을 키워야 한다”며 이를 거둬들이지 않았다.
당내 개헌파들이 ‘책임총리제’ 등을 거론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원하는 정치개혁의 핵심인 ‘지역구도 탈피를 위한 중·대선거구제’를 ‘책임총리제’와 맞바꾸는 빅딜을 통해 난국을 해결하자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당내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편파 수사와 야당 탄압에 대하여 우리가 중심을 잡고 국면을 이끄는 것”이라고 ‘온건론’을 일축했다. 최 대표도 “우리는 지금 투쟁 중”이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