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 중인 일본 무역회사 간부가 마약 밀거래 혐의로 최근 북한당국에 체포돼 북·일 양국 간 외교 쟁점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지난 14일 무역거래차 방북한 일본기업 엔터프라이즈의 사와다 요시아키 부장이 마약 밀거래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해당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그는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우리(북) 사람을 돈으로 유혹해 제3국에서 마약을 입수하게 한 다음 만경봉-92호를 이용해 일본으로 밀수하려 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일본 정부가 만경봉-92호의 일본 입항을 거부하는 등 조·일 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 사건의 정치적 목적과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 명백하다”면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면 해당 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인이 방북 중 북한당국에 체포되기는 1999년 12월 스기시마 다카시(杉嶋岑) 전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기자가 ‘비밀리에 정보를 수집했다’는 혐의로 체포된 이후 두 번째로, 그는 2년2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됐었다.

이 사건에 대한 일본측 반응이 이날 오후 5시까지 나오지 않고 있어 이 문제의 처리 방향에 대해 짐작하기 쉽지 않으며,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반응이다.

다만 북한이 이번 사건을 일본측의 만경봉-92호의 일본 입항 거부 조치와 연결시키고 있어 일본측과 뭔가 정치적 타결을 노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측이 이번 사건을 만경봉-92호 입항 문제와 연계시킬 경우 사건 해결이 의외로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 사건이 99년 스기시마씨 경우처럼 ‘간첩사건’이 아니며, 북한이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도 마약사범에 단호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노렸을 수도 있기 때문에 협상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