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식·김기배 의원 및 측근들과 ‘SK 100억원 비자금’ 사건에 대한 대책숙의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전 총재가 출국시기를 늦추고, 대국민 사과를 포함한 입장 표명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 인사는 25일 "현재로선 내달 초 출국 계획을 변경할 생각이 없지만, 이번주가 사태 진전의 고비가 될 것 같으니 (출국은) 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당이 심각한 지경으로 빠진다면 '나 몰라라' 하고 출국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차남 수연씨 결혼식과 30일 선친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내달 초 미국으로 다시 출국할 예정이었다.
이 전 총재는 여전히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서울 성북동 성당에서 열린 차남 결혼식장에서도 “감사하다”는 말 외에 입을 꼭 다물었다. 가족 대표 인사를 통해 “아직 젊고 철없는 젊은이들이 앞으로 큰 실수 없이 정직하고 화목하게 가정을 이뤄 살아가면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살도록 잘 지켜봐 달라”고 했을 뿐이다.
이 전 총재는 ‘언제쯤 입장 발표를 할 것이냐’,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 있느냐’는 등의 질문에 한 마디 언급도 하지 않고 승용차에 올랐다. 이 전 총재측은 “미국으로 다시 나가기 전에 뭔가 입장 발표가 없을 수야 있겠느냐”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대국민 사과를 포함한 입장 표명 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SK 비자금 사건과 관련, 검찰소환 통보를 받은 한나라당 이재현(李載賢) 전 재정국장도 같은 날인 25일 여의도 성당에서 장녀 결혼식을 가져, 시선을 모았다. 이 전 국장은 이날 SK 비자금에 대한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 “검찰에서 답변하겠다”고 입을 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