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국어대 4학년 장선형(여·24·중앙아시아어과)씨는 졸업시험을 치르기 위해 며칠전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귀국했다. 석달 전 현대자동차 터키법인에 취업한 새내기 직장인이지만 장씨는 벌써 수출업무와 해외마케팅 등 중요한 회사 일을 맡고 있다. 재학중 다져놓은 현장 경험이 컸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99년 대학 2학년 겨울방학 때 두 달동안 터키 에르쿤트 지역의 자동차부품 회사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했고, 작년에는 1년간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터키지사에서 근무했다. 졸업시험을 위해 13일 모처럼 캠퍼스를 찾은 장씨는 ‘취업난’ ‘청년실업’ 등 둘레를 떠도는 어두운 뉴스에 대해 “세계로 눈을 돌리면 아직 일자리가 많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창윤(31·중국어과 졸업)씨는 현재 홍콩의 신발업체인 웰코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재학 때 중국 청도의 신발회사 등에서 해외인턴십 과정을 밟은 이후, 그에게 해외취업의 꿈은 손쉬운 선택으로 다가왔다. “언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고 기업 실무와 현지 문화를 동시에 체득하는 해외인턴 프로그램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그는 자랑했다.

멕시코의 의류업체에서 1년 넘게 인턴사원으로 일한 4학년 조윤진(28·스페인어과)씨도 해외취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콰테말라·온두라스 등 중남미 해외법인을 물색하고 있는 조씨는 어떤 나라를 선택해야 할 지 즐거운 걱정(?)을 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 안에는 또 하나의 ‘대학’이 있다. 지방대 특성화 국책사업으로 선정돼 해외에서 활동할 통상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 97년 대학내에서 문을 연 ‘국제통상지역원’이 그것. 장선형씨 등 4명도 바로 이곳 출신이다. 그들이 해외취업의 꿈을 이룬 ‘비결’도 여기에 있다. 국제통상지역원은 2~3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전공 제한없이 매년 60~70명을 뽑아 현지언어와 통상 관련 실무교육을 집중 실시하는 특수대학이다. 전공은 지역별로 동아시아(중국어·러시아어) 동남아시아(태국어·말레이인도네시아어·베트남어·미얀마어) 서남아시아(아랍어·인도어·중앙아시아어) 중남미(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4개지역 11개 언어로 나눠져 있다.

전완경 원장(아랍어과 교수)은 “해마다 3대1이 넘는 높은 경쟁률 속에 엄격한 선발시험을 통과해야만 GLE(Globalized & Localized Expert·국제통상지역전문가) 과정에 들어올 수 있다”며 “선발된 학생에게는 영어와 현지어는 물론 정보처리·문화·인성 교육 등 GLE 교육프로그램이 강도높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GLE과정은 일반 졸업학점(140학점)보다 20학점이 더 많고, 전공 학위와 함께 ‘국제통상지역학사’라는 2개 학위가 동시에 주어진다. 해외인턴십과 해외조사 등 재학중 현지 기업에서 실무를 경험하는 것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GLE과정이다. 휴학을 하고 해외에 나가 인턴 취업을 해도 공식 학점으로 인정되는 것이 또한 특징이다.

임동우 교학지원실장(경영학 교수)은 “탈락자도 많은 강도 높은 교육과정인 만큼 순수 취업률이 100%에 이르고 있다”며 “현재까지 배출한 졸업생 100여명중 30%이상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