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는 이라크 추가 파병방침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재계·금융계와 경제부처 관계자들은 파병 방침을 반기면서 파병에 부수될 ‘경제실리 챙기기’에 나설 태세다.
국내 기업들은 이라크 재건사업 참여 및 상품수출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고 시장조사에 착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라크 정부로부터 11억달러 이상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현대건설은 미수금 회수를 위한 민간 채권기업 모임인 ‘워싱턴 클럽’을 출범시키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한·미 공조 강화로 인한 한국의 대외 신인도 향상이 경제 전반에 커다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이라크 통치가 장기화되면 한국과 아랍국들과의 관계 악화로 중동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대외 신인도 올라갈 것"
김기환 골드만삭스 고문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를 주저해온 이유 중 하나가 ‘한국과 미국이 불협화음으로 한국의 안보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추가 파병을 계기로 미국과의 안보 연계가 강화되면 그 자체가 우리에겐 경제적 이익”이라고 말했다.
박영철 고려대 교수도 “추가 파병 결정으로 미국과 관계가 훨씬 개선되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도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근모 부사장도 “파병 결정은 미국의 통상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모건스탠리 한국 조사부 박천웅 상무는 “외국 투자가들은 새 정부의 정체성(正體性)을 아직 불확실하게 본다”면서 “만일 추가파병이 안 됐을 경우 외국 투자가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한국 시장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주가하락 등)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라크 건설수주 10억달러 예상
정부는 다음달부터 기업들의 이라크 복구 사업 참여 및 중동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펴기로 했다.
산자부 박봉규 무역투자실장은 “다음달 5일 이라크 등 중동지역 60여개 업체를 서울에 초청, 기계 및 플랜트 수출상담회를 열어 국내 업체들의 중동 진출을 알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OTRA도 같은 날 이라크 재건사업 및 중동 플랜트 시장 진출 설명회를 연다.
정부는 또 이라크 현지 무역관을 통해 유망 프로젝트를 조사, 시장 공략 이행방안을 작성해 기업들에 제공키로 했다. 이라크 시장 선점(先占) 전략으로 오는 12월 21일부터 사흘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건설자재·기계류 등 한국상품종합전시회도 개최한다.
KOTRA 배창헌 홍보팀장은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경제제재가 풀리면 1~2년 만에 우리나라의 대이라크 수출은 3억달러, 건설수주는 10억달러에 이르고 3~5년 뒤에는 이라크 수입시장의 3% 가량인 6억달러 이상의 상품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대우인터내셔널, 현대건설, 서브넥스(무역업체) 등 한국 기업 3곳만이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