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14일 콜린 파월(Powell) 국무장관이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한·미외무장관 회담에서 조건부 이라크 파병론을 밝힌 윤영관(尹永寬) 외교부 장관에게 화를 냈다는 요지의 뉴욕타임스 보도( 본지 15일자 A6면 보도 )를 부인했다.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파월 장관과 윤 장관이 북핵, 주한미군 조정, 이라크 등 많은 문제들을 논의했다”면서 “이 논의는 격앙된 분위기가 아니었고, 화가 난 상황에서 말들이 교환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파월 장관은 뉴욕타임스에 인용된 것처럼 말한 일이 없으며, 윤 장관의 말도 정확히 묘사되지 않았다”면서 “그것은 우방 및 동맹국 사이의 진지한 논의였다”고 말했다.

윤 장관도 15일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미국측과 한·미동맹 6자회담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지만 언론에 난 것처럼 이라크 파병 결정을 위해 어떤 조건을 달아 말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 정부 당국자는 “윤 장관이 당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파병 문제를 검토하는 데 있어 중요 요소라는 측면에서 북핵 문제 진전이 파병 문제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뉴욕타임스가 ‘미국이 북핵 문제에 양보하지 않는 한 이라크에 파병하지 않겠다’고 한 보도는 이 말을 과장·단순화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윤 장관이 파월 장관에게 북한이 핵 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북한이 요구하는 안보조약 및 점진적 경제관계 개선 계획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는 이 신문 보도에 대해 당국자는 “윤 장관은 북핵 해결을 위해 핵 문제를 포함, 안보·외교·경제 등 제반 측면에서 포괄적으로 다뤄 북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주용중특파원 midwa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