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지난 13일 본사 회의실에서 10월 정례회의를 열었다. 위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과 방송의 주요 신문 비판 등 현안과 관련, 조선일보의 보도태도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충고를 했다. 회의에는 김용준(金容俊) 위원장(전 헌법재판소장)과 이홍식(李弘植) 연세대 의대 교수, 신희택(申熙澤)·박상일(朴商一)·김태수(金兌洙) 변호사 등 5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토론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최근 방송의 주요 신문 비판 프로를 보면서, 많은 조선일보 독자들이 조선일보에 대해 큰 오해를 하거나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아 걱정됐다. 30년 독자로서 돌이켜볼 때 유신이나 민주화운동 등 어려운 시대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조선일보를 신뢰하고 의지한 것이 사실 아닌가? 전체적인 균형감각으로 판단해야 한다. 조선일보가 독자를 위해서라도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방송이 조선·동아일보에 대해 편파적 보도를 하더라도 굳이 대응할 필요가 있을까? ‘그럼 그때 방송은 어땠느냐’고 ‘멱살잡이식 대응’을 하는 것보다 의연하게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조선일보는 논조와 시각을 유지하면서 사실관계에 충실한 보도를 하면 된다.
=신문을 보면서 독자 입장에서 짜증스러울 때도 있다. 독자는 신문 논조와 별도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고 싶어한다. 그런데 가끔 사실보도에서도 제목이나 기사 가중치를 보면 신문들이 각자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태도가 강하게 나타난다. 조선일보가 공정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충실하게 보도하면 우리나라 독자는 굉장히 똑똑하기 때문에 알아서 판단을 한다.
=앞으로 2개월 동안 대통령 재신임 정국에서도 이런 ‘각자의 토론’만 벌어진다면 얼마나 분열이 심해지고 미움이 증폭될까 걱정스럽다. 조선일보가 선도 신문으로서 사실관계를 충분하고 정확히 전달해달라.
=의연하게 사실보도에 충실하고, 선정적인 제목 뽑기도 조금 자제했으면 한다. 또 전체적인 생각에 큰 문제가 없다면 말 한마디에 집착하고 부각시키는 것은 지양하면 좋겠다.
=대통령 발언을 왜 거두절미하느냐고 비판들을 하는데 나는 이견이 있다. 이런 기사는 “대통령이 어떻게 ‘못해먹겠다’ ‘쪽수’ 등과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느냐”를 문제삼는 것이지 그 내용을 문제삼는 게 아니므로 거두절미라는 비판은 적절하지 않다.
=큰 기사 제목에서 대통령을 직함 없이 ‘노무현’이라고 지칭하거나 팔면봉 등에서 대통령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실리면 기사는 공정한데도 ‘조선일보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구나’ 하는 오해를 줄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이 지금 굉장히 어렵고 불안해한다.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재신임 정국에서 국민들이 기댈 곳은 정치권도 전문가도 아니고 언론이다. 대표신문사로서 ‘역시 믿을 곳은 조선일보구나’ 하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조선일보 스스로 검증할 것은 검증하고 자성할 것은 자성하는 지면이나 모임을 기획할 필요도 있다. 이제 조선일보도 적절한 옷으로 바꿔 입을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지난 2002년 4월 1일 출범한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는 독자 또는 보도 당사자가 본지 보도로 피해를 본 경우 이를 신속하게 바로잡는 등 독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발족된 기구다. 위원회는 이날 참석자 외에 최광률(崔光律)·여상규(余尙奎)·박인제(朴仁濟) 변호사, 유세경(劉世卿) 이화여대 교수 등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돼 있다. 전화 문의 (02)724-6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