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풀생활사박물관에 모인 어린이들이 짚으로 달걀꾸러미를 만들고 있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은 우리 민족이 짚과 풀로 무엇을 만들어 쓰며 살았는가를 조사 연구하여 세운 박물관이다. 합성물질이 나오기 전까지 우리 민족은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짚과 풀로 만들어 썼다. 짚은 볏짚, 밀짚, 보릿짚 등을, 풀은 산과 들에 나는 모든 잡초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쌀이 주식이었기에 짚 중에서도 볏짚은 해마다 대량생산되었다. 이 볏짚으로 초가집을 지었고, 우장을 엮었고, 짚신을 삼아 신었다. 가을이 되어 곡식이 누렇게 익어 갈무리하면 멍석·‘도래멍석’을 펴서 말렸고, 섬·멱서리·짚독에 담아 보관했다.

콩·팥·깨 같은 잡곡은 둥구미에 담아두었고, 이듬해 심을 씨앗은 씨오쟁이를 엮어 보관했다. 뿐만 아니라 볏짚은 연료·사료·비료의 원료로서 하나도 버리지 않고 사용하는 귀중한 자원이었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은 사립 특수전문 박물관이다. 한민족의 짚풀문화라는 특수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수집·보존·전시·교육하는 기관이다. 1993년 문화부에 등록하고 올해로 만 10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부설기관인 사단법인 짚풀문화연구회는 전국에 6개 지부를 두고 활발한 전승교육을 하고 있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의 활동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짚풀문화 및 민속 전반에 대한 연구·전시·교육이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의 강점은 탄탄한 연구가 뒷받침되어 있다는 점이다. 25년 전부터 전국을 다니며 조사·연구·수집한 짚풀문화 관련 자료 및 민속자료가 총5000점 소장돼 있다.

짚풀문화에 들어 있는 가치와 의미를 찾아내어 전시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리는 일 또한 박물관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 일은 교육이라는 형식으로 더욱 강화되어 있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은 10년 전 설립 당시부터 짚풀 체험교실을 운영해왔고, 지금은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지난 여름방학에만 5000여명의 학생들이 이 교육에 참여했다.

요즘 어린이들은 매일 쌀밥을 먹고 보리빵을 먹어도 그것이 어떤 식물인지를 알지 못한다. 볏짚·보릿짚으로 여치집·씨오쟁이·달걀꾸러미·똬리 등을 만들어 봄으로써 조상들의 생활과 지혜를 배우는 것은 더없이 가치있는 교육이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은 서울시의 지원으로 금년에 인터넷(www.zipul.com)을 대폭 확충·강화했다. 차를 타고 찾아오지 않아도 되는 사이버 박물관을 세계를 향해 활짝 열어놓음으로써 세계 속의 박물관으로 발돋움하려 하고 있다. 매일 100여명이 찾는 사이버상 커뮤니케이션의 실감은 해마다 두세 관씩 문을 닫는 한국 박물관 현실에서도 희망과 위안이 되는 새로운 현상이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은 또 새롭게 '교과서에 실린 전통문화전'을 기획했다. 초등과정 교과서에는 수많은 전통문화 관련 내용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피상적인 명칭의 나열일 뿐 어린이들이 구체적으로 알기에는 너무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는 그 낱낱의 실물들을 전시하고, 관련 지식을 최대한 학습하도록 하고, 영상·학습지 등을 통해 우리 문화의 싹이 마음속에 자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은 볏짚문화를 체계적으로 수집·연구한 박물관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 이 세계 유일의 박물관이 세계 속에 우뚝 서는, 그래서 우리 민족의 위대한 문화 유산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의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이 밑거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연락처 (02)743-8787-8, www.zipul.com

(인병선·짚풀생활사박물관 관장·문화재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