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PD협회가, 송두율씨를 미화한 KBS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수구세력의 KBS 흔들기’와 ‘색깔론 시비’라고 들고 나온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이 단체는 대응책으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정치개혁과 신문개혁 여론을 확산하겠다”고 결의함으로써 국민과 국가의 재산인 전파를 마치 자신들의 개인 재산인 듯 착각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KBS PD협회의 언동은 정권과 ‘코드’를 맞춰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가의 정통성을 무너뜨리며 민족의 활로 개척을 가로막는 KBS의 지금 행태를 반성하기는커녕 정치운동으로 확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파의 주인, 특히 연간 4800억원의 시청료를 세금처럼 내는 ‘KBS의 주인’인 국민을 자신들의 망국적(亡國的)·일방적 의식화교육 대상으로밖에 여기지 않고선 할 수 없는 말이다.

한술 더 떠 KBS에 대한 비판을 ‘정연주 사장 흠집내기’라고 비난한 것은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사장 개인의 방패 노릇을 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것이나 다름없다. 이들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취재까지 거부하고 나선 것은 정 사장이 들어선 이래 정권의 하수인처럼 특정 신문들을 집요하게 공격해온 정치운동의 연장선이다.

KBS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선거 때마다 불공정 편파방송을 거듭하다 시청료 거부운동을 자초해 징수율이 50%대까지 떨어지자 1994년 시청료를 전기요금에 합산 부과하는 편법으로 강제 징수해오고 있다. ‘정권 방송’의 길로 발벗고 나선 KBS에 대해 국민이 방송 주권을 행사하는 길은 우선 시청료 납부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