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혹은 기업이나 민간단체가 만든 숱한 연구원·연구소들이 있다. 여기서 많은 정책이 개발되고 대안도 제시되지만 아쉽게도 전반적인 신뢰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정부 산하기관은 정부가 이미 정해놓은 결론에 이론과 수치를 더해 포장할 뿐이고, 이익단체의 연구 결과는 더 심하다는 비판을 듣곤 한다. 특히 정권의 색채나 이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정황에 비추면 지난달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립기념 포럼을 연 ‘시민을 위한 정책연구원’(www.jpc.re.kr)은 성격이 특이하다. 설립 취지 자체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균형 감각으로 정권의 이념과 색채에 무관한 정책개발의 싱크탱크’에 있다.
“정책을 만들고 펴는 정부나 자치단체가 아니라, 수요자인 시민의 입장에 연구의 기본 시선을 두자는 겁니다.” 이승우(47) 원장은 “정부나 이익단체 위주로 정책이 수립되고 진행되는 문제점을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했다. 환경단체들의 반발과 전문가들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업 강행을 위해 경제성을 조작하다가 감사원에 적발돼 사실상 백지화된 경인운하 사태를 생각해도 필요성은 절실하다.
시민정책연구원은 나아가 “정책 과제의 발굴과 대안 제시에 치중할 뿐 그 결과에는 관심이 적은 기존 연구단체들과 달리 정책 집행의 최종 결과와 그 과정에서 나타난 정부 능력에 대한 연구에도 집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많은 NGO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음에도 전문인력과 분석 기술이 부족해 대외적으론 ‘주장’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시민정책연구원은 일단 3명의 석·박사 상근 연구자를 두었다. 여기에다 대학 교수와 전문업계의 대표가 주축인 10명의 운영위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승우 원장은 순창군수·청와대 행정수석비서관에 월드컵 운영 실무 간부 등을 거치며 ‘정부의 생리와 한계’를 이골나게 경험해온 인물. 이사장은 국민대 겸임교수인 김평섭씨, 고문은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서울대 김광웅 교수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