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학자 송두율(宋斗律·59)씨 사법처리 문제와 관련, 원칙론에 따른 기소와 전향(轉向)을 조건으로 한 공소보류 선처라는 기존의 2가지 방안 외에 ‘추방’이 제3의 선택으로 거론되면서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조율 등 공안당국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송씨 처리문제는 6일 검찰의 재소환 조사 이후 최종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처리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귀국 전후 검토됐던 공소보류 주장은 일단 힘이 빠진 상태다. 지난 2일 공개 기자회견까지 가졌지만 송씨가 아직까지도 선처의 전제 조건인 전향 의사를 명백하게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소환 조사에서 검찰의 기대와 달리 반성문을 제출하지 않았던 송씨는 오히려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송씨는 5일 성명서를 내고 “국정원에서 본인이 진술하지 않은 내용을 ‘자백’한 것처럼 조서가 작성되기도 하고 그것이 언론에 왜곡돼 보도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사 과정에 변호사 입회를 요구하며,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을 표시했다.
사법처리와 관련, 검찰 내부에서는 “기소는 당연하고 구속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수사팀인 서울지검 공안1부의 기류는 강경론으로 쏠리고 있다고 검찰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기소의 경우 대법원 판결까지 1년 안팎의 재판 과정에서 빚어질 ‘남남(南南)갈등’ 증폭 우려나 송씨의 국적국인 독일과의 외교마찰 가능성 등 고려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실제로 송씨의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는 재소환 하루 전인 이날 오후 주한 독일대사관을 방문, 지원을 요청했다.
추방은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공안당국 안팎의 설명이다. 기소할 경우 사법처리를 받은 뒤 국내 활동이 가능하지만, 추방은 그 가능성을 사실상 봉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정원측이 처음부터 ‘추방’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말도 공안당국 안팎에서 뒤늦게 흘러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1일 검찰에 수사기록을 송치하면서 기소 의견에 ‘전향시 공소보류가 가능하다’는 단서를 붙였었지만, 공안당국 주변에서는 “그 단서는 기소 후 재판을 마친 뒤 추방하면 시간이 걸리니, 수사결과 발표 후 즉시 추방을 위해 재판이 필요 없는 공소보류를 선택하자는 것이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한 공안당국 관계자는 “독일 국적이긴 하지만 한국인이며, 게다가 국내 활동을 바라는 상황에서 영구 추방한다면 처벌의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처벌받을 수 있는 상태에서 귀국을 선택한 진의를 살펴달라”며 국내 활동을 원하고 있음을 밝혔다.
추방은 국제법상의 용어이며 출입국관리법에는 강제퇴거(46조)와 출국권고(67조), 출국명령(68조) 등 3가지 방법이 규정돼 있다.
법무부장관이 국가의 안녕 질서 등을 위해 외국인을 강제로 출국시키는 것이다. 송씨에게는 강제퇴거가 적용될 전망. 이 경우 최소 5년간 국내 입국이 금지된다. 또 5년이 경과해도 심사를 통해 입국을 거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