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목적을 배제하고 살 때 삶이 지루해지는데, 그 지루함을 죽이려고 때로 의식의 흐름을 포착하기도 한다. 이 작품은 그 과정에 매달려 있는 삶을 악몽처럼 만들어 보여주는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다만 읽기가 고단하다는 점이 있으나 우리의 일상을 반성하게 만드는 힘은 대단했다.”(유종호)
“나는 우리 한국문학 전체를 균형 있게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정영문을 거론하고 싶다. 가령 이번 후보작 중에서 이현수·김연수를 하나로 묶고, 정영문·김경욱을 다른 하나로 묶는다면 이·김은 전통 소설로서 100점짜리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우리를 안심시킨다. 그러나 정·김은 안심시키지 않고 ‘비딱하게’ 한다. 이·김이 소설가가 현실을 장악하는 작품을 쓴다면, 정·김은 소설가가 전체를 알지 못한다고 전제하고 가급적 자기 자신을 열어놓은 상태로 현실에 제 몸을 던지는 글을 쓴다. 정·김 둘 가운데 정은 깊은 심리적 요소를 깔고 있어 훨씬 더 읽기가 고단하지만 재미도 있다. 하찮은 상태와 의미 없는 것들을 나열하는데, 누보로망처럼 주체가 제외된 상태에서 그 심리적 진동을 따라가 보면 하나의 장면이 오랫동안 살아남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타협이 아니라 자기 자리를 꾸준히 찾아가는 작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김화영)
“사람이 즐겁기 위해서만 소설을 읽는 것은 아니고, 현실을 괴로워 하기 위해서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정영문의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품은 예전에 비해 읽기가 훨씬 편안해졌다.”(박완서)
“소설이 세상과 삶을 새롭게 읽어내는 시도라고 한다면 이번 작품은 일상적 삶의 상투성에 대한 거부와 반란의 문장으로 점철돼 있다. 문장이 기존의 가치를 토대로 새로 피어나는 게 아니라 전혀 새롭게 세상을 읽으며 소설을 꾸미고 있다. 따라서 움직임 없이 상황만 보여주는 이런 소설에서는 모든 말이 등가성을 띤다. 이렇듯 소설 내용이 사람이 아닌 문장으로 돼 있는 창작도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작품은 ‘독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는 특징을 띤다.”(이청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