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군 조종사 27명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지도자에 대한 미사일 공격 등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벌이고 있는 공습 임무를 공식 거부했다고 영국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이날 이스라엘 공군 참모총장에게 ‘항명 편지’을 보낸 뒤 한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조종사들은 최근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자행되고 있는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공격작전의 수행을 거부한다”며 “비록 이스라엘을 사랑하지만 무고한 민간인이 밀집한 지역에서 행하는 공습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지 TV는 이들 중 절반이 매주 1~2회 항공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필요할 경우 예비 조종사들이 이들 대신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들이 작전임무 수행을 공식 거부한 것은 건국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작년 1월 예비역 장교와 사병 등 52명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근무를 거부한 경우가 있지만 공군은 당시 이 같은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았었다. 이스라엘 공군은 19만명의 현역병과 45만명의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단 할루츠 이스라엘 공군 참모총장은 “수천명의 조종사 중 참여한 사람은 27명에 불과하다”며 “명령을 거부하는 조종사는 군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軍)은 2000년 9월 팔레스타인인들의 반(反)이스라엘 봉기 이후 무장헬기와 전폭기를 동원, 수십 차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지도자들을 표적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간인 등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징집제도를 폐지하고 소외계층의 교육 등 비군사적 기능을 민간에 이양하는 등의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내부에서 제기됐다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아랍과 잦은 전쟁을 치르면서 조직이 비대해져, 국방뿐만 아니라 이민자 통합, 소외층 교육 등 국가기능의 상당 부분을 담당해왔다. 또 이스라엘 남녀는 만 18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해 남자는 3년, 여자는 21개월간 복무해야 한다.

이스라엘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지는 24일 군사자문위원회가 경제사정 등을 고려해 군의 조직과 역할을 축소하고, 징집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위원회를 소집한 길 레게브 소장(少將)은 “현재의 경제 상황으로 볼 때 군 모델의 변화 필요성을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극심한 경기침체로 지난 3년간 국방비를 계속 삭감해왔다. 또 이웃 이라크의 정권 붕괴로 안보 위협이 줄어든 것도 군 개혁의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