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 버스는 오지 않는다. 정류장 배차표에는 분명히 5~10분 간격이라고 적혀있다. 114를 통해 버스 회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는다. 40분이 지나서야 슬그머니 나타나는 버스. 다들 불평은 없다. “왜 이리 늦었냐”고 묻자 기사는 “차가 막혔다”고 당연한 듯 말한다. 그리고는 난폭 운전이다. 버스를 기다리느라 발이 부은 사람들은 이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다리와 팔에 힘을 주어야 한다.
휘청거리던 버스가 사거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밖을 보니 좌우로 밀려 늘어선 차들이 이쪽 진행 방향의 차 흐름마저 조여 놓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가 못가면 남도 못가야 직성이 풀리는 건지…. 차 안에 불편사항을 접수하는 고객상담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080’으로 시작하는 그 번호에 전화를 거니 “없는 번호”라는 메시지만 나온다.
차라리 솔직해지자. 버스 회사는 배차 간격을 1~40분이라고 쓰자. 서울시는 “편리한 대중교통”이라고 하지말고, “불편하지만 저렴한 수단”이라고 하자. 없어진 상담 전화번호는 차 안에서 지우자.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뒤에 같은 번호의 텅 빈 버스가 따라 온다. ‘교통 후진국’의 고통이 가슴을 저미는 듯 하다.
(유경인·30·회사원·서울 용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