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종합운동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볼 기회가 생겼다. 잔뜩 기대하고 보러갔다가 불쾌감만 안고 돌아왔다. 운동장에 마련된 ‘그라운드 로얄석’에서 관람했는데,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좌석은 평지에 의자만 늘어놓은 것이어서 객석 대부분이 ‘시야 장애석’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상대적으로 값이 싼 스탠드 좌석만도 못하다는 불평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입장 때 지급하겠다던 오페라 글라스는 화물이 지연되었다는 이유로 사과의 말도 없이 지급되지 않다가 2막이 지난 후 휴식 시간에야 지급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러나 받으러 갔을 때는 곧 3막이 시작된다는 이유로 “공연 끝나고 집에 갈 때 받아가라”고 했다. 아니 오페라 관람에 필요한 것을 다 끝나고 나서야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게다가 밤 11시에 끝날 예정이던 공연은 시작부터 늦어져 밤 12시가 돼서야 끝났다. 교통혼잡이 우려되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는 주최측의 말만 믿었다가 택시를 잡느라 또 한 차례 고생을 해야 했다. 무성의한 진행으로 관객들은 출연진에게 답례의 박수도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반 이상 비어 있는 객석과 답례도 없이 떠나는 관객들을 보고 출연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정용웅·25·대학생·강원 원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