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러프와 좁은 페어웨이, 유리처럼 미끄러운 그린…. 마스터스나 US오픈과 같은 메이저 골프대회에서 볼 수 있는 장면들이 10월 9일 개막하는 한국오픈(총상금 5억원)에서도 재현된다. 이 대회 개최지인 우정힐스골프장(충남 천안)은 이미 지난 7월부터 대대적인 코스 개조작업을 진행, 한국오픈을 미국PGA투어 대회 못지않은 수준으로 치를 계획이다.
우정힐스의 변신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페어웨이다. 프로들의 티샷이 주로 떨어지는 부분(IP·Intermediate point)의 폭을 45~55야드에서 20~25야드로 크게 좁혔다. 미국골프협회(USGA)의 토너먼트 코스 기준인 20~35야드에 못지않게 좁다. 티샷이 정확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페어웨이 옆의 러프도 세 단계로 구분했다. 원래 페어웨이였던 부분은 세미러프로 조성해 길이 5㎝. 러프는 10㎝, 헤비 러프는 15㎝ 이상이 됐다. 한국 잔디의 특성상 15㎝ 이상이면 풀이 누워버리기 때문에 볼이 러프에 박힐 경우 반대 결에서는 샷을 하기 곤란해진다. 볼을 찾기 힘든 것은 물론이다.
요즘 바뀐 페어웨이와 러프에서 라운드를 하는 골퍼들은 볼을 3~4개씩 잃어버리기 일쑤고, 연습삼아 우정힐스를 찾은 프로선수들도 어려워진 코스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는 것이 골프장측의 설명이다.
그린도 엄청나게 빨라졌다. 그린 빠르기를 재는 기구(Stimpmeter)로 측정했을 때 미국PGA투어 대0회의 평균 수준은 9.5~10.5피트. 이 기구에서 볼이 떨어져 구르는 거리다. 우정힐스는 이번 대회에서 매 그린 10피트 이상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유리알 그린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마스터스의 무대 ‘오거스타 내셔널’의 12~14피트에는 못 미치지만 국내 보통 골프장의 6~7피트에 비하면 크게 빠르다. 아마추어라면 홀당 0.5퍼트 이상 더 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동안 없었던 그린 앞 에이프런(apron)도 폭 5~10야드, 풀 길이 5㎝로 치마폭처럼 새로 만들었다. 짧은 샷이 굴러 그린에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몇 개 홀의 티잉그라운드를 뒤로 물려 전체거리도 7042야드로 조정했다. PGA투어의 7000~7200야드 수준에 맞는다. 우정힐스는 대회가 끝나고 1주일 동안 이 세팅을 그대로 둬 멤버들에게 PGA투어 수준의 라운드를 즐기게 할 예정이다.
한국오픈은 코스의 탈바꿈과 함께 드라이버의 반발계수도 미국PGA투어처럼 0.830 이내의 것만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반발계수를 초과하는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는 선수들은 지금부터 공인 드라이버 적응훈련을 해야 한다.
우정힐스골프장 이정윤 총지배인은 "코스가 어려워져서 이번 대회 우승은 한 자릿수 언더파에
서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