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우리 주변에 일상으로 존재하면서도 입에 올리기 껄끄러운 주제이다.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 법의학자인 문국진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와 우에노 마사히코 전 니혼대 교수가 지난해 1월 나눈 대화를 녹취한 것을 묶은 이 책은 죽음을 보는 한·일 양국 국민의 시각을 그들이 시체를 해부하며 만난 여러 죽음의 사연들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맛은 양국 국민들이 갖는 죽음에 대한 시각차이를 비교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서양사람들은 부검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반면, 한·일 양국 국민들은 원칙적으로 부검을 반대한다. 그러나 부검 반대의 이유는 사뭇 다르다.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는 한국인들은 “저승에 간 사람을 다시 죽게 할 수 없다”며 반대하지만, 일본인들은 “부검해봐야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는 것도 아니다”며 반대한다. 한국에서는 부모의 죽음 앞에 대성통곡해야 효자이지만, 일본에서는 눈물을 감추는 것이 미덕이다.

목을 졸라 죽이면서 성관계를 갖는 변태 성욕자 이야기, 감기에 걸려 페니실린 주사를 맞은 남편과 성관계를 가진 부인이 페니실린 쇼크로 복상사한 이야기, 시체에 난 이빨자국 모양에서 생전의 상처인지 사후상처인지 알아내기 등 법의학으로 진실을 드러낸 죽음의 실체들도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