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야?”

태풍 ‘매미’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에 18일 또 비가 내렸다. 이번 비는 19일까지 계속되다 잠시 휴식기를 거친 뒤 23~24일 다시 한반도를 적실 전망이다. 기상청은 18일 발표한 1개월 예보(9월21일~10월20일)를 통해 10월 상순까지 비오는 날이 잦고, 강수량도 평년(47~146㎜)보다 많겠다고 내다봤다.

잦은 가을비에 대해 기상청은 여름철 다우(多雨)의 원인이었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좀처럼 약해지지 않고 계속 머물고 있는 것을 직접적 배경으로 분석했다. 통상 계절적으로 북쪽에서 찬 기운이 내려오면서 밀려가야 하는데, 올 가을은 중위도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2도 가량 높아지면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힘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올 여름(6~8월) 전국 평균 강수일수는 47.2일로 지난 30년 중 최다였고, 일조(日照)시간도 430시간으로 평년(578.3시간)보다 25.6%나 적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전국 10대 도시의 평균 강수일수는 1998년(118.2일) 이후 가장 많은 118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 같은 기압배치를 가져온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한 설명을 못하고 있다. 지난 1998년의 이상 기후는 엘니뇨에 기인한 것이었지만, 올해는 확실한 변수가 없다는 것. 지구 온난화에 따라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파생된 현상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기상청 기후예측과는 “다만 전 지구적으로 이상 기후 발생 빈도 수가 빈번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여름 유럽에서 나타난 살인적인 폭염(暴炎)도 그 한 예라고 지적했다. 박정규 기후예측과장은 “기후 패턴이 정상 궤도를 벗어나는 일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태풍 ‘유효기간’이 통계적으로 10월 중순까지 이어지고, 9월 하순쯤 태풍 1개가 더 발생,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