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때 200명의 정예 전투병력을 보낸 데 이어 8월 1일 2400명을 추가 파병한 폴란드 정부의 결정은 미국을 ‘해방자’로 인식하고 서부 유럽과는 달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인 폴란드에서도 큰 논쟁거리가 됐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파병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지도층은 파병을 결정하기까지 ▲이라크 석유에 대한 이권(利權) 확보 등 경제적 이익과 ▲국가적 지위 확대 등을 고려했던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한다.
우선 작년 국내총생산(GDP) 1.3% 성장, 20%에 가까운 실업률이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이라크 특수(特需)’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브워지미에시 치모셰비치(Cimoszewicz) 외무장관은 폴란드 P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유전(油田)에 대한 접근이야말로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1970년대에 소련 진영에 속해서 이라크 유전·발전소 등의 하부구조 건설에 8만명의 기술자를 보내면서 나름대로 이라크 경제에 영향력을 가졌는데 지금은 미국을 도와 과거의 그것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미로스와프 질린스키(Zielinski) 경제·노동·사회정책부 차관은 폴란드의 ‘바르샤바 보이스’ 인터뷰에서 “폴란드 기업들이 건설 계약을 신청하면 다른 나라 기업보다 호의적인 취급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라크 복구 사업에 참여하는 정도에 따라 GDP 성장률이 추가로 1.5%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는 추정도 있다.
폴란드는 또 유럽에서 미국의 ‘최대 동맹국’이 됨으로써 유럽의 강대국들에 짓밟히기만 했던 역사에서 주도적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생각도 있다. 그리고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받게 될 프랑스와 독일의 입김을 이라크에서 미국을 도와서 얻는 ‘지위’로 상쇄한다는 계산도 있다. 지난 5월 부시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을 빼고 폴란드를 방문해 “강력한 범(凡)대서양 동맹”을 역설했고,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미국 국방장관은 프랑스·독일이 대변하는 ‘낡은 유럽(old Europe)’을 깎아내리면서 폴란드·헝가리 등이 대표하는 ‘새 유럽’을 칭송하기도 했다.
폴란드 병력의 이동과 이라크 주둔 비용은 대부분 미국이 부담한다. AP 통신은 지난 7월 29일 “추가 장비 제공과 주둔지 건축, 의료 제공, 식량 등은 모두 미군이 지원한다”고 보도했고, 야누쉬 젬케(Zemke) 폴란드 국방차관은 “폴란드는 연간 9000만달러로 예상되는 이라크 주둔 경비 중 3분의 1 정도만 부담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