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 일본 열도는 야구 열기로 뒤덮였다. 오사카를 연고지로 하는 한신 타이거스가 지난 85년 이후 18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각 방송은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헬기까지 동원하며 긴급 생방송을 내보냈다. 요미우리, 아사히 등 주요 언론의 인터넷 사이트는 관련 소식을 최신 뉴스로 띄웠다.

18년 만에 일본야구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한 한신 타이거스 선수들이 호시노 감독을 헹가래치며 열광적으로 환호하고 있다.

한신은 이날 9회말 아카보시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히로시마 카프에 3대2 역전승을 거둔 뒤 2위 야쿠르트가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6대12로 패함으로써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됐다. 한신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호시노 감독을 무려 6차례나 헹가래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신은 올 시즌 내내 일본에 한신 바람을 일으켰다. 그동안 ‘국민 팀’으로 최고 인기를 끌던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일찌감치 중위권 이하로 처진 데다, ‘열혈남아’ 호시노 감독이 ‘혼(魂)의 야구’를 부르짖으며 만년 하위팀 한신을 리그 최강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신 열풍이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전국에 퍼져 나갔다. 본거지인 오사카 주변의 간사이((關西)지방에 약 1100억엔의 경기 부양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고, 스미토모 신탁은행은 “한신이 우승하면 60세 이상의 시니어 세대가 소비와 노동 양면에서 기여해 2010년까지 연간 1.5%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공교롭게도 과거 한신이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시기(64년과 85년)에 일본 경제가 호황을 맞으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한 전력이 있어 일본 국민들의 기대감은 더욱 컸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 은행 총재와 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경제 재정상까지 “한신이 살아야 일본 경제가 산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15일 밤 오사카 일대는 이런 기대감에 들뜬 일본인들의 축하 행렬이 밤새도록 이어졌다. 술집은 취객들로 넘쳐났고, 시내 도돈보리(道頓堀) 다리 위에선 흥에 겨워 강물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지난해 월드컵 축구대회의 분위기를 훨씬 뛰어넘는 열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