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골프 세계랭킹 선두였던 데이비드 듀발(32)<a href=http://db.chosun.com/man/>[조선일보 인물 DB]<

"데이비드 듀발은 어디 있는 거야?"

한때 타이거 우즈에 앞서 골프 세계랭킹 선두였던 데이비드 듀발(32)의 추락이 안쓰럽다. 지난해 톱10에 든 대회가 단 2개에 그치며 상금랭킹 80위까지 떨어졌던 듀발의 올해 성적은 더 형편없다. 지난 8월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까지 19개 대회에 나가 상금을 받은 것이 고작 네 번이다. 나머지 15개 대회에서는 모두 컷을 통과하지 못했거나 중도 기권(2회)했다. 그래서 벌어들인 상금이 고작 8만4708달러. 상금 랭킹으로 202위. 명함도 못 내밀 수준이다.

1998년 4승으로 259만달러를 벌어 당당히 상금왕, 99년 역시 4승으로 364만달러를 따내 상금랭킹 2위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다. 그해 보브호프 크라이슬러클래식 최종 5라운드에서는 마지막 홀 이글을 포함해 13언더파 59타를 치는 기쁨도 맛봤다. 2001년에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 숙원이던 메이저 타이틀도 따냈다.

하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은 공동 28위(6월·FBR캐피털오픈). 지난 7월 영국 로열세인트조지스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직접 본 듀발의 플레이는 한때 세계 최고의 선수였다는 사실을 의심할 정도였다. 드라이브샷은 거의 모두 러프로 날아갔고, 아이언샷의 정확도는 크게 떨어졌다. 퍼트는 말할 것도 없었다. 첫날 83타라는 황당한 스코어를 낸 듀발은 둘째 날 조금 나아지기는 했으나 78타를 기록하고는 주말 본선에 나가지도 못했다. 그 다음주 보스턴에서 열린 그레이터 하트퍼드오픈에서도 첫날 83타라는 참담한 스코어와 함께 기권하고 말았다. PGA챔피언십에서도 첫날 80타를 치고는 기권했다. 지난 3월 외신들은 듀발이 머리를 빨리 돌리면 현기증을 느끼고 가끔 구역질도 나는 ‘어지럼증’으로 진단받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꼭 그것만이 부진의 원인이 아니라는 보도들도 잇달아

흥미롭다.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는 9월호에서 ‘듀발의 어두운 날들’이란 특집을 통해 듀발의 왼쪽 하체 부분이 약해졌고 그것에 맞춰 스윙을 좀 더 평탄하게 휘둘렀으며 그 과정에서 히프를 깨끗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백스윙 때 클럽을 뒤로 눕히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너무 전문적인 스윙 진단이기는 하지만, 그 결과로 클럽페이스와 볼이 스퀘어로 맞지 않아 샷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듀발은 “러프를 계속 헤매면서 상금순위가 100위 정도 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정도만 해도 잘하는 것”이라고 크게 위축된 듯한 말을 했다. 일부에서는 91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스윙을 개조하다가 완전히 실패해 투어프로 생활을 접은 호주 출신 이언 베이커-핀치(43)와 같은 길을 걸을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