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에 간 북한선수단은 미국인들의 환대 속에서 핵문제를 둘러싼 미·북관계에 ‘큰 희망’을 주리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재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부근 워링턴에서 훈련 중인 북한 선수단원들이 1976년 영화 로키(Rocky)에서 주인공 복서인 실베스타 스탤론이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을 뛴 것처럼 ‘홍보 효과를 위해 계단을 한번 뛰어보라’는 농담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지만, 주민들의 환대 속에서 1999년 여자축구 월드컵 때보다는 훨씬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20일 필라델피아에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첫 경기를 가진 뒤, 28일 전(前) 대회 챔피언인 미국팀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경기를 갖는다. 뉴욕타임스는 북한팀이 지난 대회 준우승팀인 중국을 지역 예선에서 꺾은 강팀이라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 선수단이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출신인 스튜워트 그린리프(Greenleaf) 주 상원의원의 도움으로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스포츠클럽에서 훈련하며, 한 한국교민 교회가 버스와 밴을, 뉴저지주 해켄색의 고깃집 주인인 로버트 이건(Egan)씨가 북한선수단에 김치와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20개 미국 기업에 북한팀을 후원해달라고 제의했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안된다”며 모두 거절당했다는 것.
북한선수단은 또 자체 정치·보안 요원 외에도 9·11테러의 영향으로 미국측 보안요원의 보호를 받으며 빠듯한 예산 탓에 개막 전 일정을 보잘것없는 숙소에서 머물고 있지만, 지난 1999년 때보다는 취재진의 접근이 훨씬 쉽고, 식사시간에도 웃음을 터뜨리며 더 편안한 모습이라는 것.
이 신문은 북한팀의 미국 내 선전(善戰)이 미·북 갈등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면서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미국 선수들이 이란 선수들과 친근한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지만 그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란을 북한,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몰아세웠던 점을 들어 “축구 외교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