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린드 스웨덴 외무장관

차기 총리감으로 지목받던 스웨덴의 안나 린드 외무장관(46)이 10일 괴한의 칼에 가슴과 배, 팔 등을 찔리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숨졌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스웨덴에서 가장 명망 높은 여성 정치인인 린드 장관은 이날 오후 4시쯤 스톡홀롬 중심가의 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던 중 군용 재킷을 입고 모자를 쓴 한 남자의 칼에 곳곳에 자상을 입고 쓰러졌다. 장관은 카롤린스카 병원으로 후송돼 자정을 넘기며 10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장관을 공격한 범인의 신원은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사건 초기 스웨덴 경찰은 장관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질 때도 의식이 있는 상태였으며, 생명에 위협을 받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병원측은 “장관이 내부 출혈이 심하며, 위와 간에도 상처를 입었다”며 상태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고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비통한 표정으로 린드 외무장관의 죽음을 발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상대적으로 범죄율이 낮았던 스웨덴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스웨덴에서는 총리를 제외하면 고위 정치인들도 경호원들 없이 거리를 활보해 왔으며, 린드 장관도 경호원이 없는 상태였다.

또한 린드 장관이 공격 당한 위치는 1986년 오로프 팔메 총리가 아내와 함께 영화관에서 관저로 돌아오는 길에 괴한에게 저격을 당해 숨진 자리에서 겨우 몇 블록 떨어진 곳이어서, 스웨덴 국민들로 하여금 당시의 ‘가슴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팔메 총리를 공격한 저격수는 끝내 체포되지 않아 아직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아 있으며, 린드 장관을 공격한 괴한 역시 현재까지 체포되지 않은 상태다. 스웨덴 경찰은 백화점 카메라에 잡힌 범인의 모습과 그가 던지고 간 칼을 자료로 신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것은 우리의 열린 사회에 대한 공격”이라며 국왕과 고위 정치인들, 정부 부처의 경비를 강화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1998년 외무 장관이 된 린드는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현재 스웨덴 내각 서열 3위의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차기 총리감으로 종종 일컬어져 왔다. EU의 주요 지지자였던 그는 최근 적극적으로 유로화 채택 운동을 벌여 왔으며, 이에 대한 반발심이 범행동기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스웨덴은 오는 14일 유로화 채택 문제를 놓고 국민 찬반 투표를 열 예정이었다.